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부산시 시내버스 실내 LED 조명 도입 계획 ‘버스 LED 실내등이 버스 이용 문화까지 바꾼다?’
지난 19일 부산 사상구 파라곤 호텔 앞. 퇴근 시간에 맞춰 시내버스 중 처음으로 실내에 LED(발광다이오드)조명등을 설치한 77번(학장∼부산대) 버스를 기다렸다.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정류장 플랫폼으로 다가오는 77번 버스는 새하얀 실내 조명빛 때문에 번호판을 확인하지 않아도 금새 알 수 있었다.
김일수 버스 기사(41)는 “실내가 밝으니 승객들 얼굴까지 환해졌다. 신문이나 책 보는 사람도 생겼고, 특히 소지품 분실이 크게 줄었다. 내부가 어두침침했을 때는 교통카드, 휴대폰, 수첩 등 조그만 소지품의 분실이 종종 있었다”며 LED등 장착 이후 달라진 버스이용 문화의 변화를 세세히 설명했다.
부산시가 전국 처음으로 버스 실내등에 LED를 도입해 인기다.
지난해 말 대도운수 77번 노선버스 30대 전체, 그리고 11번과 96번 노선을 운행하는 동진여객 일부 버스에 장착한 실내 LED조명등이 이처럼 이용객의 호평을 받자 최근 부산시와 부산버스운송사업조합은 부산시내 전 노선 버스 2532대의 실내 조명을 LED로 바꾸기로 확정했다. LED조명 설치·운행 결과, 첫째 버스 이용객인 시민이 좋아하고, 둘째 버스 회사는 비용 절감 효과를 얻으며, 셋째 부산시는 친환경 도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를 확신했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할 때 아직까지 버스 실내등은 형광등 사용이 LED 사용에 비해 20∼30%정도 싸게 먹힌다. 시내버스의 내구년수는 9년(법정 교체주기)으로 10년 영구사용이 가능한 LED등을 설치한다고 할 때 버스 1대당(6세트) 60만∼7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기존 버스의 경우 형광등 기기 1세트가 4만원(버스 1대에 총 9세트 설치=36만원)이며, 여기에 내부 전등(형광등 개당 3000원)을 평균 1년 6개월 주기로 교체할 때의 비용 16만2000원을 포함해 총 52만2000원이 든다.
하지만 LED 조명등은 조도가 210룩스(Lux) 이상으로 기존 형광 실내등의 조도 60룩스(Lux) 보다 3배 이상 밝다. 더구나 LED등의 전력소모는 형광등에 비해 약 30∼40% 정도 낮기 때문에 고가의 버스 배터리 수명도 그만큼 늘어난다. 또 LED의 빠른 기술개발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LED등 구입 및 도입 비용은 더욱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중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부산 소재 H사가 만든 이번 버스 실내 LED등은 현재 버스 내부 조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관형(G13베이스, 일명 ‘튜브형’) 형광등을 대체한 제품이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쭉한 모양의 이 형광등은 양끝에 달려 있는 뾰족한 전극 사이의 거리가 13㎜라는 의미에서 국제적으로 G13베이스로 통용된다. 국내에 설치된 조명 총 8억8500만개 중 약 50%가 바로 이 G13베이스 형광등이기 때문에 업계와 학계에서는 LED로 대체할 때 시장 창출효과가 어느 것보다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영문 부경대 교수(LED반도체조명학회장)는 “최근 LED 패키지 광효율이 120∼140㏐/W까지 향상됐고 수년 내에 160∼170㏐/W까지 개선될 전망”이라며 “G13베이스 LED 조명이 고효율 조명의 대표 솔루션으로 등극할 가능성은 매우 높고 조명문화가 비슷한 중국·일본으로의 수출길도 넓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조합을 주관사업자로 매년 버스준공영제에 따른 지원 예산에 LED등 도입에 따른 필요 예산을 포괄적으로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대도운수와 동진여객 또한 시 차원의 확대 방침과는 별도로 운행 중인 다른 노선버스에도 LED 도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담당자는 “LED조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 때에 마침 조합으로부터 시험 운행 결과와 함께 확대 제의가 들어와 전 노선버스에 설치키로 했고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현재 진행 중인 부산 시내버스의 CNG 버스로의 교체 일정(현재 50% 가량이 교체된 상태)에 맞춰 신규 CNG 교체 차량부터 LED등을 장착하고, 기존 버스는 개별 부품 교체를 유도해 오는 2014년에는 모든 시내버스에 실내 LED조명 도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