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 인플레` 어디까지…

95만원 스마트폰도 약정 걸면 `무료`

 이동통신사 보조금 경쟁이 과열로 치달으면서 시중에 공짜폰이 쏟아지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통신 이용량이 많은 학생층과 기본료가 높은 스마트폰 고객 등 우량 고객 유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이통 3사와 휴대폰 대리점에 따르면 최근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는 공짜폰이 총 3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대리점과 온라인 판매사이트에서는 50만원대 터치폰과 80만∼90만원대 스마트폰 등 고가폰들도 2년 약정과 고가 요금제 가입을 조건으로 무료로 판매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전까지 공짜폰이 30만∼40만원대 중저가폰에만 몰렸던 것과 달리 고가폰에까지 보조금 지급이 확대되면서 고가폰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가입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말부터 일부 대리점들이 약정기간이 남아있지만 휴대폰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을 상대로 위약금을 대납해주면서 스마트폰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통상 1, 2년 약정에 매월 4만∼6만원대의 전용 요금제에 가입해야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요금제 고객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무료로 판매해도 약정 기간을 다 채워야 수익성이 보장되는 일반 요금제에 가입하는 피처폰 고객에 비해 단시간 내에 단말기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번호이동을 통해 평균 5만원대 가량의 통신료를 지불하는 경쟁사 우량 고객을 뺏어올 수 있다는 점도 이통사들이 최근 고가폰 위주로 보조금을 집중하는 원인으로 파악됐다.

 ◇공짜폰 중 63%가 고가폰=본지가 입수한 이통 3사 휴대폰 단말기 단가표에 따르면 이달 초 이통사 휴대폰 대리점을 통해 번호이동시 공짜로 휴대폰을 받을 수 있는 공짜폰은 31종(24개월 의무약정 기준)에 달한다. 이중 KT 대리점은 15종, SK텔레콤 대리점은 10종, 통합LG텔레콤 대리점은 6여종을 공짜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전체 공짜폰 중 45만원 이상에서 50만원대 중반에 달하는 고가폰에 보조금이 집중되면서 전체의 63%가 넘는 19종으로 집계됐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60만원대 터치폰이 24개월(2년) 의무약정과 요금 할인 등을 통해 단말기 할부금을 대신하는 조건으로 무료로 판매되고 있다. 95만원대의 최고가 스마트폰도 매월 6만원대 고가 요금제 가입과 2년 단말기 할부지원을 조건으로 공짜 구입이 가능하다.

◇‘위약금 줄께 스마트폰 사오’=최근 여자친구와 커플 스마트폰 구매를 위해 용산 전자상가를 찾은 윤 모씨(29)는 휴대폰 대리점이 번호이동을 하면 위약금을 대신 납부해준다는 제안에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이통사를 옮겼다. 윤씨는 6개월 전 구매한 휴대폰이 2년 약정 위약금이 1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휴대폰 위약금을 대납해주고 번호이동을 유도하는 휴대폰 대리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이전 휴대폰 2년 약정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최대 15만원까지 대신 납부하고 있다. 단말기 할부금액을 제외한 위약금을 대신 지불하는 조건이며 대리점별로 그 상한선은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용산 전자상가 한 이통 대리점 관계자는 “고객이 옴니아2 등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할 경우, 기존 휴대폰 위약금을 대신 납부해도 마진이 남는다”며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이미 구기종이기 때문에 위약금 뿐 아니라 기타 서비스도 많이 얹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위약금 대납 규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보조금 정책을 통해 유도하는 것으로 통신사간 가입자 뺏기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서동규·정미나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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