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35)넷플릭스와 훌루닷컴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인 훌루닷컴(http://www.hulu.com)과 넷플릭스(http://www.netflix.com)의 약진세가 두드러진다.

미국의 IT전문 조사업체인 컴스코어가 작년 12월 한달간 미국의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의 방문자수를 조사한 결과 구글의 유튜브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훌루닷컴이 서비스 개시후 처음으로 10억명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DVD대여 전문업체인 넷플릭스가 19위를 차지, 20권내에 처음으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DVD타이틀을 우편으로 발송하는 대여업체로 알려진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20권내에 들어간 것은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상징적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12월 한달동안 총 1억2천7백만의 조회수를 기록,18위인 `저스틴 닷 TV`보다 한단계 아래에 있지만 최근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저스틴 닷 TV`를 추월해 13위에서 16위권에 포진해 있는 ESPN,NBC유니버설 등 방송사업자도 제칠 기세다.

△넷플릭스의 미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넷플릭스는 더 이상 DVD대여사업에 목표를 두고 있지않다.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순위 19위를 차지한 것은 DVD대여 사업에서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으로 방향 전환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미 넷플릭스는 닌텐도(Wii),소니(플레이스테이셔),MS(X박스 360) 등 게임 콘솔업체와 제휴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조만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소니 등 TV메이커들과도 제휴해 온라인으로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중이다.이에 반해 DVD대여사업은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워너 브라더스 영화사와의 합의에서도 잘 드러난다. 넷플릭스와 워너 브라더스는 신작 DVD와 블루레이 타이틀의 경우 DVD 판매 28일이 지난후에 대여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처럼 합의한 이유는 넷플릭스와 워너 브라더스의 이해가 상당부분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워너 브라더스 등 영화사들은 DVD 매출 감소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머지않아 DVD사업이 생명을 다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작년에는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 티켓 판매 수입이 DVD 판매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담 미디어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영화사들은 지난 2009년에 전년 대비 10% 성장한 98억7천만 달러를 영화관 티켓 판매(박스 오피스 수입)에서 벌어들인데 반해 전년대비 13% 줄어든 87억3천만 달러의 수입을 DVD판매(블루레이 디스크 포함)에서 거둬들였다.

영화사 입장에선 계속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DVD타이틀 사업을 계속 끌고 가는게 여간 골치 아픈게 아니다. 특히 DVD대여사업자가 DVD 매출 하락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저가에 대여해주면서 DVD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DVD타이틀을 1달러에 빌려주는 미국 DVD 대여사업자인 `레드박스`가 작년에 신작 영화의 DVD 대여 시점을 놓고 폭스 영화사와 갈등을 빚은 것도 영화사와 DVD대여사업자간의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당시 폭스 영화사는 신작 영화의 DVD대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면서 가급작 신작 영화의 DVD대여 시점을 늦추려고 했다. 당연히 레드박스는 반발했다.

넷플릭스와 워너 브라더즈간 합의는 이 같은 갈등적인 사업 구조를 탈피,신작 영화의 DVD 대여보다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방향 선회 때문인지 넷플릭스의 최근 매출 신장세는 괄목할만하다. 최근 발표된 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분기에 전분기 대비 36% 성장한 3천900만 달러의 순익과 전분기 대비 24% 성장한 4억4천5백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가입자도 100만명이 증가,총 1천2백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사업 신장세 덕분에 얼마전에는 아마존의 넷플릭스 인수설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 아마존은 도서와 DVD의 `물리적인` 판매보다는 킨들 등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한 콘텐츠 온라인 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마존의 기존 사업 영역과 넷플릭스의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과의 접목 가능성을 언급하며 넷플릭스 인수설을 언급했다.

물론 아마존도 주문형 비디오 방식으로 영화를 온라인 판매하고 있으나, 넷플릭스는 더 저렴한 가격에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하고 있다. 물론 양측 모두 인수설에 관해 함구하고 있으나 아마존에게 넷트릭스 인수는 매우 매력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순위 19위에 진입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다.

△훌루닷컴,프리미엄 서비스 내놓나?= 컴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에 이어 훌루는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유튜브의 12월 한달간 총 조회수가 132억 4천2백만에 달했고 훌루는 10억을 처음으로 돌파했다.2008년 3월 처음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것 치고는 놀라운 성장세다. 훌루는 런칭 당시 짧은 동영상이 아니라 TV드라마나 영화 등 긴 동영상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졌다.

서비스 개시 당시 주변에선 장시간 시청해야 하는 훌루의 사업 모델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하지만 짧은 비디오 클립이 아니라 긴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전략으로도 당당히 2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안에 월 10억명의 방문자를 확보했다.

현재 훌루는 동영상 서비스의 유료화를 검토중이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제이슨 킬라 훌루닷컴 CEO는 공짜 동영상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겠지만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훌루가 유료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지금처럼 인기를 끌수 있을지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훌루가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광고 없이 TV드라마를 볼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4.99달러 수준)와 월정액 14.99달러를 내고 TV드라마 시즌 전편을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포레스터 리서치사의 애널리스트인 맥 퀴비는 말한다.

콘텐츠 공급선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원래 훌루는 뉴스코프 계열의 20세기 폭스사와 디즈니 계열의 ABC, GE 계열의 NBC유니버설 합작사로 설립됐다. 주주사들로부터 콘텐츠를 좋은 조건에 받을수 있다. 최근에는 ABC가 훌루를 통해 자사의 뉴스 및 시사 프로그램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전미 미식축구 방영권도 확보했다. 이들을 포함해 총 220여개의 동영상 콘텐츠 파트너들을 훌루는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콘텐츠 조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훌루의 프리미엄 서비스 등장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훌루가 향후 온라인 비디오 사이트의 2인자 자리를 어떻게 고수할지 주목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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