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전체서버와 시스템 관리"
“저희는 학부 전체 서버 및 시스템을 관리하고 필요한 시스템을 직접 제안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 정보통신처 직원의 말이 아니다. 성균관대 정보통신학부 소속 시스템컨설턴트그룹(SCG)에 속한 학생들의 이야기다. 성균관대 SCG는 정보통신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여 학교 시스템을 관리·개발하며 머릿속 지식을 활용, 역량을 키우는 터전이다.
김기원 SCG(25) 회장은 “회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직접 개발해 학부 시스템에 적용하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실에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신고하고 처리해주는 헬프데스크 및 관리시스템을 회원들이 개발, 학부는 이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 겨울방학엔 컴퓨터실 서버가 느려질 경우 자동으로 컴퓨터를 복구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중이다.
2001년 설립한 SCG를 거쳐간 이 학교 시스템컨설턴트들은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에서부터 국정원과 KISA 등의 정부기관을 비롯해 학계까지 진출, 한국의 정보기술(IT) 한 축을 맡고 있다. SCG회원들은 선배들과의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진로에 관한 상담을 받곤 한다.
전희승(22) 부회장은 “IT에도 수많은 분야가 있는 데 다양한 진로를 선택한 선배들로부터 좋은 조언을 많이 받는다”면서 “선배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각자 관심있는 분야를 파고들어 역량을 키운다”고 말했다. 실제 전 부회장은 2학년때부터 보안쪽으로 진로를 정해 공부하면서 이경준(22)·곽경주(27) 등의 회원과 함께 해킹방어컨퍼런스에 참여하는 등 보안 관련 활동을 해왔다. 이들은 올해 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커뮤니티의 운영진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또한, 소프트웨어(SW) 테스팅에 관심이 많은 김 회장은 1월부터 한 SW 벤처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인간컴퓨터상호작용(HCI)관련 사내표준을 만들고 있다.
정보통신공학부 내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인 그룹인 만큼 회원들마다 맡은 역할도 제각각이다. 웹디자이너 및 웹콘텐츠 개발자부터 서버관리자와 보안담당자까지 두루 모여있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친구들이 모인만큼 시너지 효과도 크다.
보안담당인 곽경주 회원은 “학부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안에 대해 접근하다보니 다른 해킹보안동아리 학생들과 달리 공격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일부 회원들이 최근 국내 대기업의 신제품을 대상으로 모의 침투 과제를 수행했다”면서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보안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부시절부터 공격과 방어에 대한 마인드를 갖고 실제 시스템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었다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부분이다.
이렇듯 열심히 자기 분야를 파고들며 역량을 키워온 SCG 회원들은 지난해 ‘SW보안취약점찾기대회’ 우수상, ‘정보보호정책 공모전’ 장려상, ‘SKT-MS T옴니아 소프트웨어개발경진대회’ 은상 등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