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통합시, 정보시스템 통합 논의 시작
지난해 창원·마산·진해시 행정 통합이 최종적으로 이뤄진 데 이어 최근 성남·광주·하남시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어 수원·화성·오산시도 통합 추진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따라서 창원·마산·진해시와 성남·광주·하남시를 중심으로 기존 지방자치단체의 정보시스템 통합에 대한 논의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이미 행정안전부와 지역정보개발원 등은 자치단체 자율통합에 대한 정보시스템 통합 방안에 대한 연구도 마친 상태다.
◇국가 시스템 선통합, 자체개발 시스템 후통합=오는 7월이면 인구 135만의 성남·광주·하남 통합시와 108만명의 창원·마산·진해 통합시가 출범하게 된다. 따라서 7월 이전에 기존 자치단체의 정보시스템이 어느 정도 통합돼 있어야 한다.
이 중 가장 시급하게 통합돼야 할 정보시스템은 e호조시스템, 세올시스템, 지방세시스템, 세외수입시스템 등 13개 업무에 해당되는 국가정보시스템이다. 이들 정보시스템은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정보시스템으로 모두 정부 차원에서 개발된 후 지방자치단체에 보급됐기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연동돼 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은 정부 차원으로 표준화 돼 있다. 그렇지만 서버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어 자치단체가 자체 개발한 정보시스템 통합이 추진된다. 이 중 홈페이지시스템, 전자결재시스템, 민원서비스 시스템, 정보보안시스템 등이 우선적으로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방자체단체들이 직접 구축한 정보시스템은 적게는 70개, 많으면 100여 종류에 이른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자동차민원종합정보시스템, 사회복지통합망시스템, 가족관계부등록부정보시스템 등의 정보시스템들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정보시스템은 모두 해당 부처에서 서버를 직접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통합을 추진하지는 않는다. 이들 정보시스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통합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데이터 통합 오래 걸리고 복잡할 듯=기존 자치단체간의 정보시스템 통합은 크게 애플리케이션, 서버, 데이터 통합이 핵심사항이다. 이 중 애플리케이션 통합은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보시스템 통합의 가장 큰 영역인 e호조시스템 등 주요 13개 업무시스템은 중앙정부가 개발해 애플리케이션이 표준화 돼 있기 때문이다. 또 자체 개발한 홈페이지나 전자결재시스템 등은 업무시스템 규모가 크지 않아 통합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버 통합도 예산만 확보된다면 큰 어려움은 없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대부분이 유닉스 계열 서버를 사용하고 있고 또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들도 어느 서버에서나 구현될 수 있도록 개발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데이터 통합이다. 현재 통합을 결정한 성남·광주·하남시, 창원·마산·진해시 모두 인구 100만이 넘는 대형 도시이기 때문에 데이터 양도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각기 존재하는 이들 데이터에 통합으로 인해 변경되는 토지나 기관코드 등을 모두 새로 적용한 후 통합해야 한다. 게다가 7월 통합 시점에 민원처리 등 업무가 진행 중인 데이터들은 별도로 통합해야 하므로 더욱 복잡해진다. 두 통합시는 현재 데이터 통합을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들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창원 등 통합TFT 구성, 성남 등 TFT 추진 중=두 통합시의 정보시스템 통합이 현재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앞서 통합을 추진한 창원·마산·진해시의 경우 해당 도시의 정보화담당관은 물론 경상남도 정보화담당관, 행정안전부와 지역정보개발원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지자체 자율통합에 따른 정보시스템 통합 논의를 위한 회의를 지난해 12월 개최됐다.
이후 지역정보개발원은 행정안전부 요청에 따라 지자체 자율통합에 따른 정보시스템 통합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기반으로 행정안전부는 해당 시에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해 말 창원·마산·진해시는 경상남도 주도로 정보시스템 통합TFT를 구성했다. 또 해당 시 실무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23일 협의체도 구성했다. 현재 창원·마산·진해시는 각 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어 최근 성남시 의회 통과로 통합을 최종 확정지은 성남·광주·하남시는 행정안전부 주도로 경기도와 지역정보개발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 26일 정보시스템 통합에 대한 논의를 처음 시작했다. 성남·광주·하남시는 아직 통합을 위한 별도 TFT를 구성하지는 않은 상태지만, 이르면 이달이나 늦어도 내달 중에 TFT를 구성할 예정이다. 성남·광주·하남시는 TFT가 구성되면 바로 전수조사를 착수할 계획이다.
◇제주도, 56억원 투입해 총 61종의 시스템 통합=국내에서는 지방자치 단체 통합에 따른 정보시스템 통합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006년 행정구조개편에 따라 정보시스템을 통합한 바 있다. 당시 정보시스템 통합은 제주도 정보화담당관실 주도로 진행됐으며 통합자치단체 출범 이전에 모든 정보시스템을 통합 완료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정보시스템 통합은 총 56억원이 투입됐으며 통합 작업은 지난 2005년 12월 도·시·군 정보시스템 세부현황 파악을 시작됐다. 2006년 7월 3일 정상 가동됐다. 통합 대상 정보시스템은 대민업무처리시스템이 18종, 행정업무처리시스템이 27종, 대외홍보시스템이 9종, 기타시스템이 7종으로 총 61개 정보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보시스템에 대한 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얻었다. 또 도민 대상의 단일화 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일본에서는 기존 시군 통합이 우리나라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통합된 시군간의 정보시스템 통합은 이미 여러 차례 있어왔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국가에서 자치단체 행정업무 처리를 위해 개발, 보급한 업무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정보시스템은 시군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됐다. 통합 유형은 신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기존 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으로 크게 구분된다. 이는 해당 시군의 통합 형태와 통합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정보시스템 구축보다는 기존 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례가 더 많다. 정보시스템 통합 우선순위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민서비스 관련 정보시스템을 먼저 통합하고 내부 업무용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형태로 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세금관련 정보시스템은 합병일 전까지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업무 실행 시기를 고려해 정보시스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신혜권기자 h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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