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투자계획에서 빠진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이 이미 알려진대로 대구로 갈까. 아니면 충북 오송으로 방향을 틀까.
최근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구에서 가진 언론인 간담회에서 삼성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을 세종시 입주에서 제외했다고 공개하면서 대구로 낙점되는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 27일 정부의 6차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에서 확정된 조성계획에 오송을 바이오기술(BT)로 특화한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입지를 둘러산 유치전이 재가열될 조짐이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 의약 복제약품을 말한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이유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돼 오는 2015년께 3000억달러(원본약을 합친 규모)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신성장동력 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 유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급팽창할 관련시장에서 해당 지역이 거점으로 떠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 같은 이유로 대구와 충북은 사실상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유치에 목을 메고 있다. 삼성을 의식해 공개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물밑 움직임은 일부 포착되고 있다.
대구는 이달 중순 세종시 수정 발표 후 김범일 시장이 삼성의 신사업부문 고위 관계자와 접촉했다.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의 신사업부문 총괄인 김순택 회장이 대구 출신이라는 점, 삼성 상용차의 퇴출 이후 최근 삼성과 대구시 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점 등도 삼성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유치 시도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충북은 정략적인 접촉보다 당위성에 무게를 두는 인상이다. 27일 확정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계획에 따르면 대구는 합성신약과 IT 기반, 충북은 바이오신약과 BT 기반 첨단의료기기로 각각 특성화하기로 해 바이오신약 및 BT 기반에 가까운 바이오시밀러가 충북 오송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오송은 인슐린과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신약을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단백질과 호르몬 등의 복제품에 해당되는 바이오시밀러는 바로 이 부문에 속한다. 대구는 합성신약과 IT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의료기기를 특성화하기로 해 바이오시밀러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전적으로 삼성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여서 생산시설의 최종 입지는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유치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생산시설을 유치하고 싶지만 삼성이 전적으로 결정할 문제고 현재 별다른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어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한 유치 지원책은 없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은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지 공개적인 유치 활동을 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어해설:바이오시밀러(biosimilar)-유전자를 재조합하거나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바이오 의약 복제약품이다. 바이오 의약품과 비교해 효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싸 경제성이 우수하다. 일반 복제약에 비해 진입장벽도 높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셀트리온, LG생명과학, 한올제약이 정부의 바이오제약 개발 프로젝트 주관기관에 선정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대전=신선미 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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