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 출시로 콘텐츠 기반 ‘애플 경제’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 골드러시 기대감이 부풀었다. 아이패드는 도서를 비롯한 인쇄물, 업무용 소프트웨어,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까지 수용하면서 유료 콘텐츠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발자들의 캐시카우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태블릿 PC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후방 산업 수혜도 예견된다.
◇애플 생태계에 모인 시선=애플은 오는 3월부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499∼829달러(약 58만∼96만원)에 9.7인치 태블릿 PC 아이패드를 출시한다고 27일(현지시각) 밝혔다.
멀티 터치, 3세대(3G) 통신, 와이파이(WiFi) 등 아이폰이 갖고 있는 매력요소를 모두 담았다. 특히 예상보다 저렴한 기기 가격과 3G 모델의 경우 14.99달러(약 1만7000원)에 250GB, 29.99달러(약 3만40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별도 약정기간이 없어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아이패드를 통해 애플이 구축한 유료 콘텐츠 생태계가 완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애플은 다양한 콘텐츠 공급사들과 협의를 마쳤다.
뉴욕타임스가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료 기사 유통 강화를 선언했다. 앞서 뉴욕타임스가 내놓았던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은 300만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또 ‘아이북’이라는 전자책 장터도 열어 하퍼콜린스, 사이먼 앤드 슈스터, 맥밀란, 하체트북그룹 등 주요 출판사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아이워크’라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는 프레젠테이션, 스프레드 시트 등을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게임로프트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와도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이제 아마존 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면서 “아이폰을 지원하는 ‘아이튠스’나 앱스토어 사용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아이북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W 개발자들 열광=소프트웨어(SW) 개발자들도 새로 등장한 ‘금맥’에 열광했다. SW 개발툴을 만드는 앱셀러레이터가 550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0% 이상이 애플 태블릿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도 발표했다. 아이패드 전용 앱스토어가 별도 지원되며 기존 아이폰이나 아이팟의 14만여 애플리케이션 역시 아이패드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터치커넥트의 이찬진 사장은 트위터에 “3월 말 아이패드가 미국에 출시되면 개발용으로 빨리 하나 사보려고 한다”면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품 등 관련 후방산업 역시 들썩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미 반도체, 디스플레이, 케이스 등 제조사가 호재를 맞았다.
◇경쟁사들 잔뜩 긴장=구글과 아마존, HP 등 휴대형 기기를 판매하는 경쟁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애플의 아이패드 이후 경쟁사들은 가장 바쁜 한 해를 맞을 것이란 진단이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현재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크롬’ 운용체계(OS) 기반 넷북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은 이미 아이폰 킬러로 안드로이드폰 ‘넥서스원’을 선보였지만 아이폰의 아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킨들’로 전자책(e북) 업계를 석권한 아마존에는 아이패드가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애플은 시연을 통해 실제 책을 보는 것과 같은 실감나는 장면을 선보였고 콘텐츠도 단단히 갖췄다. 특히 하이엔드 제품인 ‘킨들DX’는 489달러(약 56만3000원)로 아이패드의 가장 저렴한 모델과 10달러(약 1만20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PC업계에도 애플의 태블릿 PC 시장 진출은 위협이다. 이에 맞서 HP나 델, MS 등이 잇따라 태블릿 PC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에이서는 올해 태블릿 PC용 앱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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