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유니코정밀화학은 향후 2년간 포스코와 정부가 공동 조성한 상생협력펀드(총 100억원)를 통해 ‘대기오염 방지기술’ 개발자금으로 총 8억원을 지원받는다. 포스코는 기술 개발이 끝날 내년 3월에 유니코정밀화학으로부터 총 38억여원어치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본 사업에 착수한 민관 공동 ‘수요연계 R&D 협력펀드’가 대·중소기업의 상생과 개방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새 모델로 떠올랐다.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공동 기획한 이 사업은 정부와 대기업이 펀드를 결성 후 협력 중소기업에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한다. 지원받는 중소기업은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 기술을 개발한 제품을 대기업에 공급한다.
상생협력펀드를 이용한 공동 개발은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대기업이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기술을 외부 협력업체를 통해 조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중소기업은 제품 구매처가 확실해 안정적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대기업과 정부가 꾸준한 모니터링으로 대·중소기업 상생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긍정적 효과가 나오자 상생협력펀드에 대한 대·중소기업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시범사업 기간에 포스코(100억원)와 인켈(30억원) 그리고 한전 및 발전사그룹 6개사(300억원)가 동참했으며 LS엠트론(200억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100억원)의 참여가 확실시된다. 삼성전기·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도 관심을 보였다.
상생협력펀드 자금 출연은 수시납(캐피털콜) 방식이다. 예컨대 정부·대기업 2 대 1로 결성된 펀드에서 3억원이 중소기업에 나갈 때 정부와 대기업이 각각 2억원과 1억원을 집행과 동시에 출연한다. 정부는 민간·공공·국방 3개 분야로 나눠 펀드를 조성한다. 민간 부문은 녹색과 신성장동력 기술, 공공 부문에서는 국산화 부품 그리고 국방에서는 무기체계와 관련된 기술을 지원한다.
정부는 협력펀드사업에 올해 총 1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현 추세라면 예산이 크게 부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단은 현재 정부와 대기업 펀드 출연 비율을 2 대 1로 잡았으나 앞으로는 1 대 1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병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은 “정부가 지원해온 중소기업 R&D자금은 업체당 5억원에 불과했으나 협력펀드사업은 대기업이 함께 참여해 총 10억원까지 가능하다”며 “특히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이 중소 협력업체에 인력·기술·장비까지 지원하는 등 정부 R&D사업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상생협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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