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선두와 중위권 업체 간 물고 물리는 추격전 속에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양강체제가 지속된 국내 시장에서 한국HP·한국IBM 등 중위권 업체가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영업 강화에 나섰다. 이에 더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한국EMC를 제치고 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한국EMC는 더욱 공격적인 영업으로 단순한 수성을 넘어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먼저 스토리지 시장에서 경쟁의 불을 지핀 쪽은 중위권 진영이다. 서버와 연계한 스토리지 비즈니스에 힘입어 3, 4위권을 유지해온 한국HP와 한국IBM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상위권으로 도약을 노린다. 두 회사 모두 지난 1∼2년 사이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스토리지업체 인수합병(M&A)으로 막강한 지원군을 얻었다.
한국HP는 미국 본사가 인수한 IP SAN업체 레프트핸드네트웍스와 NAS업체 아이브릭스 등의 스토리지를 제품군에 더하면서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HP는 이들 제품이 전반적인 스토리지 라인업을 보충해줘 향후 사업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스토리지 유통 협력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여는 등 이미 관련 영업체계를 강화했다.
한국IBM도 본사 차원에서 인수한 스토리지업체 XIV의 제품을 기존 자사의 DS시리즈와 연계해 시장을 확대한다. 한국IBM은 지난해 스토리지사업부를 신설한 데 이어 하이엔드급 신제품을 발표하는 등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넷앱과 한국후지쯔 등도 유통망 재정비 및 고객 마케팅 강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힘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유통 협력사 재편을 완료하고, 2010년 비상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 같은 중위권 업체의 공세에 선두권 업체는 ‘강공’으로 대응하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중위권 업체의 추격에 신경쓰기보다는 1위 업체 한국EMC를 꺾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경쟁사의 고객사이트를 가져오는 이른바 ‘윈백’ 영업을 강화해 스토리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한국EMC는 IT인프라 비즈니스로 수위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VM웨어·시스코 등과 연대를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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