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북한 신년사설과 정세 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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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신년사설에서 ‘당창건 65돌을 맞는 올해에 다시 한번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해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는 제목으로 예년과 달리 경제분야를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과거 신년사설에서 주요하게 내세웠던 정치, 사상, 군사 등에서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중대한 전환을 한 것이다.

상당수의 언론과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신년사의 기조를 경제중심으로 전환한 배경에 대해 북한이 남북·북미 관계개선 없이는 경제난 타개가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남·대미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신문 1월 9일자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은 인민들이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살게 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이 유훈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 ’고 언급했다.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정세인식이 올바른 정책을 세우는 데 핵심적인 관건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다 수용할 수는 없지만, 지난 수년 동안 북한정세의 흐름을 분석해 볼 때 북한은 두차례의 핵실험과 수회에 걸친 미사일 실험 등을 통해 정치군사적으로 일정한 자신감을 획득했다고 보여진다. 이를 기반으로 민심통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에 근거한 사상강국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적지 않은 북한전문가들이 북한경제난의 심각성 등을 이유로 북한체제의 급작스런 붕괴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것과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최근의 북한정세인식과 관련해 우려되는 것은 정보브로커들이 활개를 치고 이에 휩쓸린 북한정세에 대한 오판문제가 있다. 김정일 건강문제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언론과 북한전문가들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식으로 경쟁적으로 언급했지만 지난해 여름 미국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시 건강상태가 양호하지는 못하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사실들이 확인된 바 있다. 또한 김정은 후계자설도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홍수처럼 넘쳐나고 있다. 이 같은 부정확한 북한정세에 대한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북한경제난의 심각성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나아가 체제붕괴의 가능성과 저자세의 대남정책가능성 등을 예측한다면 그것은 오판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북한은 현재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지난해 화폐개혁 등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확대돼 나가고 있던 시장세력과의 갈등이 심각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1990년대말 100만명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하면서 체제붕괴위기에 직면했던 시절보다는 나은 상태이고, 현재 경제난 문제도 화폐개혁 이후 공급문제 등과 식량문제 등이 닥쳐있지만, 중국등과의 교류협력으로 일정한 수준에서는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가 북한정세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기초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수단을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개발할수 있는가 라고 생각된다.

구해우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북한학 박사 haewoo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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