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삼성, LCD 협력 본궤도 올랐다

패널 이어 장비로 교차구매 확산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의 장비를 도입한다. 또 삼성전자는 LG화학이 생산하는 LCD용 편광판 구매를 늘린다. LCD 업계의 ‘대-대 협력’이 물꼬를 지나 본궤도에 올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세메스 장비를 도입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세부적인 장비 내역을 공개할 수 없지만 세메스 제품 도입 방침을 확정하고, 성능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도입 라인과 시기는 유동적이나 조만간 발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세메스의 세정장비를 우선 순위에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번째 8세대 양산라인(P8E)의 장비 발주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전격적으로 세메스 장비 도입을 결정해 도입 라인은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CD 패널과 소재 분야에서 삼성과 LG의 교차 구매는 있었지만 장비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도 범LG 계열인 LIG그룹의 에이디피엔지니어링 장비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스와 에이디피엔지니어링은 각각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장비 협력사로 그동안 정보 유출 등의 이유로 해당 기업과 해외에만 장비를 공급했다.

 부품소재 부문에도 교차 구매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일본 업체로부터 전량 수입해오던 TV용 편광판을 지난해 3분기부터 LG화학으로부터 구매하기 시작했다. 모니터용 편광판 구매 비율도 지난해 2분기 1% 정도에서 3분기에는 4%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를 새 고객으로 확보함에 따라 대면적 LCD 패널용 편광판 시장에서 LG화학의 시장점유율은 29.8%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 2위인 닛토덴코와의 점유율 격차도 2분기 1.6%에서 6.9%로 크게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주력 대형 TV용 편광판 구매도 고려하고 있어 LG화학과의 협력 수위는 높아질 전망이다.

 김동원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가 세메스 장비를 도입하면 LCD 업계의 숙원인 교차 구매가 패널에 이어 제조 장비로 확산되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부품소재까지 아우르는 LCD 업계 전반의 상생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으로 기대했다. 

양종석·안석현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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