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자BG는 지난 2007년부터 체질변화를 위한 공급망혁신(SCM) 혁신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SCM 혁신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과 함께 생산부터 영업에 이르는 전사 프로세스 개선을 목표로 했다. 2008년 하반기부터는 동박적층판(CCL) 사업부가 월 단위 판매생산계획(S&OP) 회의를 매주 수요일 오후마다 진행하고 PDSC(Plan-Do-See-Check) 체계에 따른 실적대비 실행 현황을 분석하도록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CCL 부문 외 타 부문에도 주 단위 S&OP 체계를 확산해 올 초부터 전사 모든 사업부가 주 단위 S&OP를 통해 판매 계획과 생산계획을 세우고 지난 실적을 평가한다.
김덕현 두산 전자BG SCM팀장은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생산관리시스템(MES)이 실적 중심의 과거 데이터라면, SCM을 통해 수요관리 능력을 높이는 것은 미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S&OP 프로세스를 통해 전사 핵심성과지표(KPI)를 분석·보고하고 실적대비 미래계획을 주 단위로 관리하는 체계를 통해 빠른 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 단위 S&OP에서는 향후 1년치 수요예측을, 주 단위 S&OP에서는 향후 13주치 수요예측을 하고 있다. 차주 1주일치의 일 단위 생산계획도 수립한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화상회의를 통해 글로벌 S&OP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S&OP 회의에는 김학철 대표(BG장)부터 전사 임원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실적과 계획 데이터의 정확성을 갖추고 어떤 임원의 심층 질의에도 대응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졌다.
더구나 월 단위로 이뤄지던 업무가 한 주안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약 4배로 많아진 업무량을 소화해야 하는 실무자들의 변화관리가 쉽지 않았다. 송재길 S&OP 팀장은 “계획대로 실행하도록 지속적으로 PDSC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S&OP 프로세스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강력한 실행력을 기반으로 S&OP가 전사 의사결정의 축으로 자리잡도록 했다. S&OP 회의를 위한 포털 시스템도 구축했다. 엑셀로 자료를 준비할 때와 비교해 보면, 회의 자료 준비 시간을 단축하고 짧은 시간에도 더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S&OP 프로세스뿐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관련된 핵심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기준정보를 표준화하고 샘플 주문 프로세스, 긴급 주문 프로세스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프로세스 혁신에도 중점을 뒀다.
프로세스 측면에서 주 단위 S&OP를 통한 판매 생산 동기화 체제를 구현했다면, 시스템 측면에서는 SCM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전사 시스템을 재설계했다. 2008년부터 ERP 시스템을 개선하고 3개 해외 법인에 이를 확대 구축했으며, MES와 수요관리를 위한 S&OM 시스템, 공급관리를 위한 SCP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구축했다. 실시간으로 정확히 현장의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까지 전 공장에 걸쳐 MES 확산과 수요 공급 시스템 확산이 완료됐다. 납기약속 시스템도 구축해 영업이 주문을 입력하는 즉시 해당 제품의 생산 일정과 납기 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납기 회신에 대한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불필요한 소통 시간을 줄였다.
김성현 SCM팀 과장은 “다양한 시스템의 정확한 정보를 결합해 향후 방향을 수립하고 S&OP 회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게 된다”며 “사실 시스템 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세스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정확한 데이터들을 도구로 S&OP 회의에서 문제점별 원인을 정확히 지적하고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에는 주요 데이터를 모아 한 눈에 보여주는 경영자정보시스템(EIS)도 구축해 의사결정이 보다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는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운송관리시스템(TMS)을 통해 물류 경쟁력 향상에도 적극 나서는 한편 공장 스케쥴링(Scheduling) 시스템도 구축해 제조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SCM 혁신의 사각지대였던 연구소 부문도 주 단위 S&OP 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전사 SCM 프로세스와 연결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 구축을 검토했으나 프로세스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올 한해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덕현 팀장은 “연구소와 타 부문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프로젝트의 초기부터 원가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제품 개발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김덕현 두산 전자BG SCM팀장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영업 부문의 변화관리였다. ‘예측하지 않은 물량은 생산하지 말라’는 룰에 따라 영업부문의 정확한 수요예측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영업담당자가 재고에 대한 부담을 지게 됐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위해 영업부문이 노력하고 있다.
-SCM 혁신 추진에 따른 정량적 효과는.
▲2008년 상반기부터 주 단위 S&OP를 가동한 CCL 사업부는 해외 재고를 포함해 총 43% 이상의 제품 재고를 감축했다. 또 납기 준수율은 4.5% 이상, 판매계획 준수율은 7.8% 이상 개선됐다. 예고된 날짜에 정확하게 제품을 출고하는 비율이 크게 향상돼 영업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향후 계획은.
▲생산계획 구간을 1주에서 2주로 확대하고 제조 실행력도 한층 강화할 것이다. 계획 대비 실적 관리도 일 단위에서 시간 및 로트(LOT) 단위로 쪼개 관리하는 등 보다 세분화된 기준을 접목해 관리 수준을 높일 것이다. 하반기에는 신규 ERP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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