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는 현존하는 어떤 에너지보다 깨끗하고 또 널리 애용되고 있는 청정에너지다. 햇빛·바람·물 등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도 결국은 전기에너지를 얻기 위한 노력이다. 에너지 발생과 전기로의 변환에서부터 저장과 이송, 그리고 절감을 위한 노력까지 전기에너지 관련 기술이 녹색성장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신문과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에너지와 관련 기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을 확산하기 위해 미래에 우리 생활을 바꿔놓을 차세대 유망 전기에너지 기술 열 가지를 엄선해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금속·공기전지는 금속을 음극으로, 공기 중의 산소를 양극 물질로 이용한 새로운 전지다. 사용하는 금속은 아연·리튬·알루미늄·마그네슘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탁월한 에너지 저장 능력 때문에 최근 주목 받고 있다.
아연을 이용하면 휴대폰용 전지의 2∼3배, 리튬을 쓰면 이론적으로 50배 정도 더 많은 에너지를 같은 무게(부피)에 저장할 수 있다.
현재 금속·공기전지 기술은 초기 단계다. 아연을 이용한 아연·공기전지가 80여년 전에 상용화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보청기 전원 정도로만 응용되고 있다. 이는 금속·공기전지가 갖는 사용의 제약 때문이다. 금속·공기전지는 수분에 취약하고, 공기가 공급돼야 하며, 출력이 낮다.
최근 전지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고 더 오랜 시간 전지를 사용하려는 소비자의 요구가 늘면서 금속·공기전지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상용화 확대에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순수하게 전지로만 구동하는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이미 선진국에서는 리튬2차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아연·공기전지를 포함한 금속·공기전지를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다.
엄승욱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는 “금속·공기전지는 충전 주기가 길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응용 분야에서 그 활약이 크게 기대된다”며 “전기자동차는 이 중 가장 유력한 분야”라고 말했다.
현재 리튬2차전지를 탑재한 차량의 한 번 충전 후 주행거리는 160㎞ 정도다. 하지만 기술개발 여부에 따라 아연·공기전지를 탑재한 전기자동차가 나오면 최대 500㎞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저렴한 자동차 가격과 폭발 위험성이 거의 없다는 점은 금속·공기전지 이용 자동차만의 부가적인 혜택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현재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2배 이상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도 일반 자동차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폭발 위험성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금속·공기전지가 최고의 자동차용 에너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동기획: 한국전기연구원·전자신문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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