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문서혁신을 지식경영의 단초로 삼았다. 어떤 신입사원이 입사해도 1등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핵심 목표로 했다. 업무상 모든 지식을 자산화하고 공유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현병탁 LG디스플레이 업무혁신담당 상무는 “열정만 있으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문서혁신을 추진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시스템을 통해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얻고 지식을 공유 및 활용하는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특히 하루 업무 중 50% 이상을 문서 작성과 정보 획득에 소요한다는 것을 발견, 문서혁신을 통해 이 업무를 개선하면 업무의 효율성과 개인·조직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시스템 구성은 업무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한 지식 축적 및 공유에 초점을 뒀다. 현 상무는 “문서 분류 체계를 조직 체계가 아닌 전사 업무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나눴다”며 “신입사원이 입사시 선배 사원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해당 업무의 프로세스, 매뉴얼, 표준 등에 대한 보고가 검색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서의 역할과 책임(R&R)도 프로세스 단위로 설정하고 업무 프로세스가 가시화 및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문서혁신 프로젝트를 검토하던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월부터 포스코ICT와 컨설팅에 착수했다. 이어 7월부터 LG CNS와 협력해 시스템 구축을 진행했다. 전자문서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강도높은 문서 중앙화를 통해 개인 PC에는 문서를 저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문서의 태동단계에서부터 개인의 노하우 등을 기업의 지식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문서를 만들기 전에 미리 서버에 문서명을 등록하고 문서를 만들도록 했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 문서혁신 프로젝트는 앞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다른 회사와 크게 차별화된다. 임원이 직접 문서가 작성되는 중간 과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문서의 최종본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방향을 수정하거나 내용을 미리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개인 PC를 통한 정보 유출 사고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버에 하나의 원본 문서만 저장되는 만큼 관련 부서간에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LG디스플레이는 문서관리시스템에 기업포털(EP) 시스템의 검색기능을 연계함으로서 한번의 검색으로 필요한 문서와 EP에 있는 주요 지식들을 한꺼번에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현 상무는 “문서 작성 과정이 시간 단위로 측정되고 부서원들의 업무현황 및 수행능력을 평가해 자원 재분배 및 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인재 육성 등 인력 관리 역량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2500여명의 연구원을 대상으로 문서혁신시스템을 1차 가동했다. 올해 6월까지 국내 사업장으로, 또 연말까지 해외 사업장에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뷰]현병탁 LG디스플레이 업무혁신담당 상무
-기대효과는.
개인과 조직의 역량이 크게 높아졌다. 예를 들어 3년을 근무한 직원이라면 타 회사에서 10년 근무한 직원 수준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 유출 예방과 업무 지식 자산화에 따른 효과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천문학적인 수치가 될 것이다. 향후에는 네트워크가 가능한 어떠한 PC로도 중앙 서버에 접속해 모든 서류를 관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협업을 목표로 한다.
-보안은 어떻게 강화했나.
문서의 보안 등급을 설정하면 등급에 따라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정보 보호를 받게 된다. 중앙화를 통해 관리되고 개인 PC에는 저장이 안되는 만큼 전자 문서의 유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출력된 문서의 보안 문제는 숙제로 남아있다.
-향후 계획은.
올해 안에 국내 사업장과 해외 사업장까지 시스템 적용을 완료할 예정이다. 개인 PC 개념이 없어지면서 고정석과 유선 케이블이 사라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연구소는 무선 네트워크 환경 작업에 이미 돌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LG디스플레이 문서관리시스템 구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