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설비투자가 사상 최저 증가율을 기록한 배경에는 경제와 산업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찬영 수석연구원은 5일 ‘설비투자 부진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자본재 수입 증가와 해외 직접투자 확대 등이 설비투자 위축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우선 설비투자의 상당수가 갈수록 수입에 의존하면서 설비투자가 국내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후방효과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비투자에 사용되는 기계류의 수입물량 대비 내수 출하 물량을 비교한 ‘설비투자 수입대체도’를 계산해 보면 지난 2002년 41.9%에서 지난해 3분기 110.4%로 배 이상 높아졌다.
이 연구원은 “이 때문에 제조업 후방효과(다른 산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2000년 1.076에서 2007년 1.068로 하락했다”며 “자본재 수입이 늘면서 제조업의 후방효과가 감소하고, 결국 설비투자를 유발하는 효과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확대된 것도 국내 설비투자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았다. 해외 직접투자가 활발한 업종일수록 그 만큼 국내 설비투자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인건비와 부지 구입비 등을 절감하고 상품시장을 세계화하기 위해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 및 설립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위기 이후 정보기술(IT) 산업이 설비투자를 주도하는 쪽으로 산업의 체질이 바뀌면서 설비투자가 실제보다 축소 계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IT 기업은 특성 상 시설이나 기계장치보다는 연구개발(R&D) 투자에 주력하는데, 상당수 R&D 지출이 설비투자에 포함되지 않아 설비투자 부진이 확대 해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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