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탄에 음성 통화량 급증·미니 블로그 북적
새해 첫 출근길 폭설로 막힌 교통을 무선 통신이 뚫었다. 기상청 관측 이후 최대 폭설로 4일 하루 동안 음성 통화량이 덩달아 급증했고 정확한 교통상황 정보와 안전 요령 등을 공유하기 위해 미니 블로그 등의 사용량도 평소보다 급증했다.
SK텔레콤은 4일 출근시간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음성 통화량을 측정한 결과 수도권 지하철 통화량은 25만건에서 57만건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KT도 지난주 같은 시간 433만에서 651만 건으로 전국 통화량이 50% 이상 증가했다. LG텔레콤의 통화량도 지난주 대비 193만건에서 287만건으로 늘어 149%나 급증했다. 같은 시간 문자메시지 발송건수도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량 급증은 직장인들의 출근이 늦어지자 이를 알리기 위한 통화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 지하철 1호선은 열차가 고장나 15분간 운행이 중단되는 등 출근길 직장인들은 폭설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국내에 도입돼 큰 인기를 끈 마이크로 블로그로도 폭설 속에서 실시간 정보 전달 도구로 활용됐다. NHN의 마이크로 블로그 미투데이를 통해 폭설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오가면서 포스팅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교통수단의 운영 정보를 비롯 환승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등록된 친구들에게 전해졌다. 미투데이를 통해 효율적인 비상 연락망을 가동한 사례도 있다.
김상헌 NHN대표는 “오늘은 지각처리 없도록 조치했으니 안심하고 조심조심 출근하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직원들에게 안전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최초로 메인 페이지에 서울·수도권·중부 대설 상황 특보 페이지를 신설했다. 실시간 뉴스, 지역별 날씨, 대설 대비 행동 요령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전국 지역도로 상황을 실시간 CCTV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바로가기를 설정했다.
한편, 이날 내린 폭설로 인해 국무회의와 청와대 주관의 신년 인사회도 차질을 빚었다. 당초 오전 8시 열릴 예정이었던 국무회의는 폭설로 20분 늦춰 시작했으나 과천정부청사에서 참석키로 한 일부 장관들은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는 국무회의 성원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회의를 먼저 시작했고 몇몇 장관들은 이후 도착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오후 3시에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신년인사회는 취소됐다. 청와대는 수도권에 폭설경보가 발령되는 등 기상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참석 대상인 국무위원 등이 관련 행정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행사를 긴급히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연·이동인·정미나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