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내 수공업형의 맞춤형 소프트웨어(SW) 개발이 국내 SW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성조)가 최근 발간한 ‘SW-IT서비스 산업 경쟁력 확보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SW 경쟁력은 분업전문화와 대량 생산화로 결정되는데 국내 SW 기업은 노동 집약적인 가내 수공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SW 및 IT서비스 산업의 인력 분포를 보면 다른 산업의 전산직에 종사하는 인력이 81.3%, IT서비스에 13.1%를 차지하는 등 전체 인력의 94.4%가 내부에서 맞춤형 SW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W개발에서 분업 및 전문화된 영역인 패키지SW 인력은 4.6%였으며 임베디드SW 분야는 1%에 지나지 않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SW 인력 분포를 선진국과 비교하면 IT 서비스 대비 패키지SW 인력 비율이 매우 불균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SW산업이 분업전문화 및 대량생산화가 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정부가 각종 행정 정보화 사업 추진시 단기적인 원가절감을 위해 자체 위탁 개발 및 배포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 SW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SW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수요도 지속적으로 바뀌는데 정부에서 발주해 개발한 SW는 장기간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정보시스템 개발 전문기관이 아니며 IT의 특성 및 발전 동향을 고려해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보고서는 이는 결국 패키지SW 시장 확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조 중앙대 교수는 “우리나라 정부의 정보화 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지급해야 하는 총 비용(total cost)을 늘리고 SW 산업 또한 육성되지 않는 폐해를 가져왔다”며 “자체 개발 방식을 통해 절감하는 비용과 관련 산업 육성이 되지 않아 발생하는 국가 전체적인 손실은 단순 비교해도 후자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이용자 관점에서 단기적인 비용절감만을 고려한 저가 발주, 자체 개발 및 배포를 자제하고 관련 산업 육성도 고려해 정보화 사업을 추진해야한다”며 “우선 최저가 입찰제를 폐지하고 예가 제도 도입이나 기술평가로만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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