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원자력 기술을 도입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원전 수출 경험이 전무했던 우리나라가 프랑스, 미국·일본 등을 제치고 주 사업자로 선정된 것. 이는 부침이 심했던 다른 나라와 달리 꾸준히 원전 건설을 진행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UAE 현지의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우리나라는 UAE의 아부다비 정부가 원전을 발주한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사전 정지작업을 거쳐 지난 5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한전컨소시엄과 함께 아레바(프랑스) 및 GE(미국)-히타치(일본) 등 3개 컨소시엄이 최종 입찰 자격을 획득했으며 WEC(미국), 도시바(일본), 미쯔비시(일본) 등 3개사는 입찰 자격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러자 우리나라는 웨스팅하우스를 하청기업으로 영입했다. 원전 수주전이 국가간의 경쟁이니 만큼 미국의 입김을 최소화하고 기술력에 대한 일말의 회의를 종식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UAE 측은 지난 7월 현지 실사단을 파견, 입찰 가격 산정 내역 근거 및 적정성 등 정밀 실사를 실시했다.
이후는 피말리는 경쟁의 연속이었다. 3개 컨소시엄 가운데 GE·히타치 컨소시엄이 가장 먼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전컨소시엄은 프랑스의 아레바와 끝까지 경합했다. 프랑스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방위 지원에 나서면서 우리를 끝까지 긴장시켰다.
그러나 프랑스는 원전 기종 선정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의 아레바측이 UAE에 제안한 원전은 ‘EPR1600’으로 불리는 1600MW급 세계 최대 용량의 원전기술이다. 용량은 한전컨소시엄이 제안한 APR1400(1400MW급)에 비해 크지만 KW 당 발전단가가 2900달러로 우리나라 2300달러에 비해 높다. 게다가 핀란드에 첫 공급을 했지만 문제가 발생돼 공기가 늦춰지는 등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입찰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자와 수차례 유선통화를 통해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과 양국간 신뢰관계를 강조했다.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도 총력지원체제를 구축했다. 현지의 우리나라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우리나라는 UAE에 가장 필요한 담수화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면서 UAE와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해왔다. 미국과 유럽의 상당국가는 UAE에 입국할때 비자가 필요하나 우리나라는 무비자인 것도 ‘형제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일례다.
아부다비=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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