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 5000만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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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에는 이동통신 가입자가 우리나라 인구수를 뛰어넘는 ‘이통 보편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지난 10월까지 국내 이동통신 누적 가입자 수치는 4775만286명으로 연내에 48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며 올해 국내 인구수인 4875만명에 육박해 이통 보급율이 100%대에 근접한다.

 현재 이통 가입자 증가 추세라면 새해 중순께는 100%를 넘어서고 데이터통신 기능이 뛰어난 다양한 스마트폰과 통신 기능을 갖춘 정보 단말기 수요 확대 등으로 하반기께에는 5000만 가입자 달성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06년 4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4년만에 1000만명이 다시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 이통 서비스가 시작된지 13년만이다.

이동전화 5000만 시대는 기존 음성통화 시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성통신에서 데이터통신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동전화를 이용한 데이터 교환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고객은 이동전화를 통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통 보급율 100%를 넘어서면서 이동통신 시장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다. 수치상으로는 1인당 1개 휴대폰 단말기 보유 시대에서 ‘1인 2 휴대폰 시대’ 돌입을 의미한다. 서비스도 기존 음성 통화 위주에서 ‘음성+데이터통신’으로 전환된다.

 앞으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가입자 ‘수(數)’보다는 가입자 ‘질(質)’에 초점이 맞춰 사업을 확대하게 된다. 이용자들도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데서 눈으로 즐기고 촉감으로 느끼는 ‘비주얼 콘텐츠’에 익숙해지는 시점이다.

 ◇즐기는 통신 시대=이용자 측면에서는 단순 통화 차원을 넘어서 진정으로 통신을 즐기는 시대가 된다. 1인당 2 휴대폰 보유는 수치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보편화되기 어렵다. 그러나 기존 휴대폰과 함께 이통 서비스가 개통된 타블렛, 퍼스널미디어 등 통신 기능이 포함된 다양한 정보단말기 보유로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사용자들은 휴대폰으로 음성통화, 통신 정보단말기로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즐기는 용도별 사용 행태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업무 도구로도 활용돼 개인용 단말기와 업무용 단말기를 구분하는 사용자들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콘텐츠나 솔루션 사업자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이 열리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며 다양한 서비스 모델도 창출될 수있게 된다.

 ◇기업 고객을 잡아라=이통 사업자들의 새해 화두는 ‘기업 시장’ 공략이다. 개인 고객 유치를 위한 보조금 경쟁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

 최근 2∼3년간 통신 서비스 품질이 거의 동일해지면서 품질 경쟁보다는 가입자 뺏기에 열중해왔다. 그러나 5000만 가입자 돌입을 앞두고 이미 포화된 상태에서 일반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경쟁은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새해 제4의 이통 사업자 등장이 예고되면서 갈수록 힘겨운 싸움판으로 변화되고 있다. 올해 이통사들이 앞다퉈 유무선통합(FMC), 유무선대체(FMS) 상품을 내놓거나 스마트폰 시장을 개화시켜 데이터통신으로 신규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도 가입자 기반의 음성통신 수익으로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통사들은 일반 이용자보다 기업용 시장을 통해 새로운 수요 창출로 시각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업 서비스는 가입자 질(質)적인 측면에서 개인 고객에 비해 월등히 수익성이 높다. 음성 통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무를 접목할 경우, 가입자당매출(ARPU)은 일반 고객에 비해 2∼3배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격검침·택시결제 등 사물통신(M2M) 비즈니스도 활로 모색의 한 축으로 제시되고 있다.

 SKT가 산업생산성 증대라는 의미인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 전략을 내세우고 최근 조직도 강화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만원 SKT 사장은 지난 10월 “SKT 모바일 기술을 유통·금융 등 타 산업과 접목시키는 IPE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신사업 부문에서만 오는 2020년 매출 20조원을 창출하기로 했다. KT가 기업용 모바일오피스 시스템 공급과 기업FMC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