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주요 선진국 IT 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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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정보기술(IT)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경제를 회복하고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IT를 선택한 것. 이들의 전략에는 성장에 대한 의지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새로운 활력도 녹아들어 있다.

 미국은 시대에 뒤처져 있던 미국이 세계 전력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꾸고 미국을 먹여 살릴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스마트 그리드’를 선택했다. 오바마 정부는 기존 전력망에 IT를 접목,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전력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백악관 CTO는 이를 주도한다. 기존 FCC만으로는 이러한 IT 중심의 융합 전략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백악관 내에 대통령 직속으로 CTO를 두었다.

 스마트 그리드 전략은 경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미국의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미국은 총 81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에서 34억달러를 지원하고 매칭펀드 형태의 민간자본 47억달러를 조달하는 형태다. 이미 작년 10월 말 오바마 대통령이 전력망 현대화를 위해 34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34억달러는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자금에서 충당된다. 가장 어려울 때 통신망 현대화 전략이 시행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른바 현대판 뉴딜로, 댐보다는 국가정보화고속도로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용과 시장, 성장기 대비한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속내다.

 일본은 ‘i-재팬 전략 2015’를 중심으로 IT 육성전략을 펼쳐가고 있다. 이 전략은 2015년 완전한 디지털 사회를 꿈꾸며, 2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과 디지털혁신(digital innovation)의 실현이 그것이다. 디지털 포용이란 사회의 구석구석에 파고든 디지털 기술을 공기와 물처럼 저항 없이 보편적으로 수용하는 사회 기반을 만든다는 뜻이다. 디지털 혁신은 사회 전반의 새로운 활력을 디지털에서 찾겠다는 것을 말한다. 유례 없는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는 IT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일본은 작년 3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향후 3년간 IT 분야에 3조엔(약 48조원)을 투자해 40만∼50만명의 고용을 신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IT 전략 ‘3개년 긴급플랜’은 의료 현장의 IT 환경 강화·IT 인재 양성·전자행정 추진·환경 대응형 신산업의 창출의 4개 역점 분야를 담고 추진되고 있다.

 중국도 작년 초부터 3년간 약 6000억위안(138조원)을 투입하는 ‘전자통신산업진흥안’을 마련, 3G 이동통신 사업과 디지털TV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 중이다.

 프랑스는 IT를 활용해 초국가적 기업들의 문화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프랑스 내에서 구글의 ‘디지털 도서관’사업에 도전하는 컨소시엄이 구축된 것이다. ‘폴리넘(디지털북 오퍼레이팅 플랫폼의 프랑스어 약어)’으로 불리는 프랑스판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는 광스캐닝 장비회사 i2S와 프랑스어 검색 엔진인 엑사리드, 전자 출판사인 이사코 및 정보통신기술연구소인 라브리 등 모두 8개 IT 관련기관이 포함돼 있다. 영어를 기본 언어로 하는 구글과 달리 프랑스어로 모든 작업을 진행한다.

 이처럼 전 세계가 IT를 방향타로 잡아 대항해에 나서자, 한국도 IT를 다시 범국가 어젠다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T 코리아 어게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궈내고 문화 산업도 키워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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