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웅진과 전기밥솥 시장 경쟁 `2라운드`

  쿠쿠가 웅진에 도전장을 던졌다. 웅진코웨이가 지난 2000년대 초 전기밥솥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을 벌였던 두 회사가 이번에는 정수기 시장에서 ‘2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쿠쿠홈시스는 23일 스탠드형 등 총 4개 모델 정수기를 개발해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쿠쿠 정수기는 기존 대리점, 전자전문점 등 유통채널을 통한 일시불 판매와 함께 렌털 방식으로 판매된다. 렌털 요금은 월평균 1만9000원으로 동양매직과 같은 가격이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국내 정수기 시장의 성장성은 무한하다”며 “선발업체에 비해 합리적인 렌털가격을 통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설명했다.

 정수기 국내 시장 보급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8%이며 업계 전문가들은 최대 60%까지 보급률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국내 1800만 가구 중 2집 당 한 대꼴로 정수기가 설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쿠쿠 정수기 시장 진출은 전기밥솥 1위라는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생활가전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 하기 위한 포석이다. 쿠쿠는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 품목인 전기밥솥을 비롯 청소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판매해 왔다. 안정적인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가져가는 렌털 비즈니스 장점도 정수기 시장 진출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LG전자에 이어 이번에 쿠쿠까지 가세하면서 정수기 시장은 적잖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정수기 시장 2∼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렌털 가격 인하 경쟁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가정은 물론 기업용 정수기 시장도 커지고 있고 렌털 비즈니스 전망은 밝다”며 “하지만 반도체 분야에서 벌어지는 치킨게임 처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렌털과 일시불 판매를 합쳐 1조5000억원 규모로, 웅진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65%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 시장에 진입한 동양매직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렌털료를 앞세워 매년 5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청호나이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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