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내년 국산 장비 구매액을 올해보다 두 배 늘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대표 김종갑)는 내년 장비 국산화율(금액 기준)을 15%로 결정하고 2조원 안팎의 전체 설비투자 금액 중 약 3000억원을 국산 장비 구매에 쓰기로 했다. 국산화율이란 하이닉스가 구매할 전체 반도체 장비 중 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내년 국산 장비 국산화율은 금액 기준 15%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국내 장비 업계와의 동반 성장을 추진한다는 상생협력 정책에 따라 이같은 계획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내년 2조원 안팎을 설비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따라서 국산 장비 구매는 3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올해 국산 장비 구매에 1500억원 정도를 사용했다. 전체 설비투자의 약 15%에 해당한다. 비중으로 보면 올해와 내년이 같지만 금액으론 두 배 늘어난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7년부터 반도체 장비 및 재료 부문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나가기 위한 노력들을 펼쳐 왔다. 협력 업체들의 장비를 테스트하는 성능평가 협력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기술 교류 및 장비 개발을 협력하며 국산 장비 구매를 늘렸다.
하이닉스가 내년에도 예산을 상향한 건 국내 장비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0월 협력사와의 간담회서 “국내 장비·재료 업체들과의 기술교류를 통해 국산화 비율을 높여가고 싶다”며 “이를 통해 하이닉스는 물론 국내 반도체 장비·재료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내년 44나노 D램과 32나노 낸드 부문에 대한 보완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국산화 비율 상향에 따른 국내 장비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주성엔지니어링, 케이씨텍, 테스 등 반도체 장비 8개사와 ‘상생협력 기술교류 협약식’을 맺은 바 있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은 오는 21일 재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1월말까지 인수 희망자를 접수할 계획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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