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피다 "내년 설비투자 6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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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소폭 상향했다. 증가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한 국내 기업들과는 대조적이다.

9일 관련 업계 및 외신들에 따르면 엘피다는 내년(회계연도 기준) 6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6942억원을 설비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저녁 대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D램 공급 부족이 예상돼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6억달러는 엘피다의 올 설비투자 규모(5억달러)보다 약 20% 늘어난 금액이다. 일본 정부의 자금 지원, 그리고 D램 가격 강세로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 1, 2위와는 그 규모에서 상당한 격차가 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내년 설비투자를 올해보다 각각 38%와 50% 확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금액으로는 삼성전자가 5조5000억원, 하이닉스가 1조5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엘피다의 내년 6억달러를 이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8분의 1, 하이닉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설비투자 차이는 곧 양산능력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 차이를 의미해 엘피다의 내년 투자 상향이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40나노 공정으로 D램을 양산 중이지만 엘피다는 내년 중 전환을 목표하고 있을 만큼 엘피다가 뒤진 상태다.

엘피다는 대만 기업들과의 연합을 통해 반격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엘피다는 6억달러 중 4억달러를 대만 합작사인 렉스칩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새롭게 파트너 관계를 맺은 대만 프로모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엘피다는 현재 파워칩, 렉스칩, 프로모스 등 대만 D램 업체들과의 제휴를 구축하는 중인 데 대만에 생산을 위탁, 시설 투자를 줄이려는 엘피다와 선진 기술을 습득해 살아 남으려는 대만 기업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 추진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