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열린 마음의 대북정책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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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중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개혁을 선언했다. 공식 석상에서 한국의 교육열을 두 번이나 언급하면서 “한국 학생들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여기 미국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에서 교사 성과급제·자율형 공립학교(차터스쿨) 추진확대 등의 교육정책을 제시하며 “새로운 세기의 도전은 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더 많이 공부하도록 요구한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 연설에서 교육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처럼 자원이 없는 국가가 두뇌만 가지고 수출무역 9위권을 차지한 것은 교육열에 기인한 것이기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 북한의 교육열은 어떠한가.

 북한 교육제도는 체제유지에 필요한 인재양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 교육법 관련 법령의 목적은 ‘건전한 사상의식과 깊은 과학기술지식, 튼튼한 체력을 지닌 믿음직한 인재를 키우는 것’으로 제1장 3절에 명시돼 있다. 법에 명시된 사회주의 교육 전반의 기본방향과 지침을 집대성한 ‘사회주의 교육에 관한 테제’에는 교육을 국가가 맡으며, 당의 지시에 따르도록 돼 있다.

 북한의 교육열도 한국처럼 과외로 인한 폐해가 만만치 않다. 북한의 사교육비 실태를 보면 북한에서 ‘개별교수’로 불리는 사교육 비용이 증가해 가계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은 수학·영어 등 일반과목에 해당되는 것이며, 특수과목인 피아노·중국어 개별교수 가격은 곱절 비싸게 받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도 한국에서처럼 누구나 과외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돈 없는 집 자녀는 꿈도 꾸지 못한다. 북한에서 월급을 받는 일반 노동자에게는 과외공부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재력 있는 집안 자제들만이 대학진학의 지름길이라는 제일고중학교의 입학을 위해서다.

 지난번 평양과학기술대 방문 시 교육성 고위관료들의 요구는 과학기술서적보다는, CD로 된 디지털 교과서를 주문했다. 이는 종이자원이 모자라 복사해 보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콘텐츠 CD를 복사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교재 보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책공대와 인민대학습당 전자도서관을 방문했을 때도 많은 학생이 인트라넷을 통해 영상교육 강좌를 듣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옆에는 의문사항에 대한 학습지도 박사가 상주하며 답변을 해주고 있었다. 북한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열이 매우 높아, 교육생산성과 질을 높이기 위해 영상강좌 개설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높은 교육열에 대한 민간 차원의 교육 콘텐츠를 지원해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한국에서 제작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평양과학기술대 개교와 더불어 사이버강좌로서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각급 학교에 이전한다면 교육개방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과거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을 부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안보와 교류협력이란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는 것이 바람직한 통일접근법이다. 북한을 개방된 개도국 수준으로 자립화시키려면 한민족의 높은 교육열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교육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의 지식에 대한 갈망을 해결해 주는 것은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통일은 남북 상호 간에 지식과 경제적 격차가 좁혀졌을 때 가능하며, 지식정보격차 해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 콘텐츠부터 제공하는 적극적인 민족비전이 필요하다. 한민족의 미래를 위한 열린 마음의 대북정책을 촉구한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sstar@n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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