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용 원자로 및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한 중성자 산란장치의 핵심 설비 ‘중성자 유도관’이 국산화돼 수출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중성자과학연구부 조상진 박사 팀이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산화한 중성자 유도관을 전세계에 공급하기로 하는 판매대행 협약을 독일 MTF와 27일 체결한다.
이번에 협약을 체결한 중성자 유도관은 원자로에서 발생한 중성자를 외부의 실험 장치까지 손실 없이 이송할 수 있는 관이다. 니켈 등 중성자를 반사시키는 물질을 5~10 ㎚ 두께로 겹겹이 코팅한 특수 거울을 4각의 관 형태로 접합해 제작한다.
이 기술은 나노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되는데다 유리관 접합시 10 ㎛ 이내 오차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지금까지 독일, 스위스, 헝가리 등 3개국에서만 생산해 왔다.
조상진 박사 팀은 니켈(Ni)과 타이타늄(Ti)을 5~10 ㎚ 두께로 120∼150층을 번갈아 코팅하는 방법으로 니켈 코팅 거울보다 중성자 전달 효율이 월등히 뛰어난 중성자 초거울을 제작, 세계 최고 수준인 M2급(90~120층의 다층 박막) 중성자 유도관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초거울로 제작된 중성자 유도관은 수입 단가가 1m 당 2000만~5000만원에 달한다.
연구진은 코팅 기계 설계부터 초거울을 오차 없이 접합해 유도관을 만든 뒤 메탈 자켓을 씌우고 관 내부의 평탄도를 3차원으로 측정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체계까지 유도관 제작의 전 공정을 자체 기술로 확보했다.
조상진 박사는 “세계 시장 규모가 향후 10년간 2000억~4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일본과 미국, 호주, 중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 중성자 산란 연구소들이 유도관을 추가 설치 또는 교체 계획 중이어서 유도관 시장 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용어설명=초거울(super mirror)
니켈을 코팅해 만든 중성자 거울보다 전반사각(임계각)을 두 배 이상 늘린 특수 거울. 니켈과 타이타늄을 번갈아 5~10㎚두께로 120~150층을 쌓게 되면 전반사각이 2배로 늘어 그만큼 중성자 전달율이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