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독일 키몬다의 그래픽 사업 부문을 인수한 일본 엘피다가 마침내 범용 그래픽 메모리인 GDDR D램 시장에 진출한다. GDDR D램은 비디오 게임기나 그래픽카드, 고해상도 이미지 처리 장비, 고성능 시뮬레이션 컴퓨터 등에 쓰이는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장악한 GDDR D램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피다는 키몬다의 그래픽 사업 부문 인수 후 처음으로 1기가비트(Gb) GDDR5 개발했다고 밝혔다.
엘피다는 내달부터 시제품을 출시한 뒤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1Gb GDDR5는 범용 그래픽 D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최신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엘피다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업계 3위 규모를 자랑하지만 그동안 그래픽 메모리 시장에서는 약세였다. 시장 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엘피다는 지난해 전 세계 그래픽 D램 시장에서 4%를 점유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 8월 키몬다 그래픽 부문을 인수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키몬다의 그래픽 D램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29.1%에 달했다. 엘피다로선 키몬다 사업 인수를 통해 기술력을 습득하는 등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그래픽 D램 수요는 전체 D램 메모리 시장의 5%에 불과한 작은 규모지만 특수 용도인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이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새 진영을 구축한 엘피다의 시장 진출은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엘피다가 어떤 공정을 도입했는 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지만 GDDR5는 최신 그래픽 D램”이라며 “틈새 시장에 머물러 있던 엘피다가 이제 범용 그래픽 D램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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