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설비, 4분기에 `2조` 푼다

연초 투자계획 모두 집행…장비시장 `활기`

 통신사업자들이 연말까지 2조원가량을 설비 투자에 투입할 전망이다. 통신사업자들은 특히 지난 3분기까지 기대를 밑도는 투자실적으로 업계의 우려감을 자아냈으나 연초 계획한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연말 장비 시장 활성화에 기대감을 높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LG텔레콤·SK브로드밴드 등 통신사업자는 4분기 들어 본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섰다.

LG텔레콤을 제외한 대부분 통신사업자의 올해 연간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적지만 3분기에 시작한 투자 회복세가 4분기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체적인 투자 규모는 지난해에 못 미친 2조원 안팎이지만 경제 위기와 함께 KT 합병 등 대형 투자 악재들이 산적했던 시기를 감안하면 투자 곡선은 대세 회복기로 평가된다. 특히 4분기에 몰리는 통신사업자의 투자 특성과 금융위기 등으로 움츠렸던 투자 재개가 맞물리면서 상대적인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3분기까지 SK텔레콤은 전년(1조9190억원) 대비 49.5% 투자에 그쳤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연말까지 8000억원 안팎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밑돌 전망이다. 기술 중심의 기업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건 SK브로드밴드도 하나로텔레콤 시절 미뤄왔던 망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4분기만 2000억원 가까운 투자가 예상된다. 상반기 전체 투자보다 많은 수준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3분기 1373억원을 집행했으며 4분기에도 기간망 용량과 서비스 범위 확대를 위해 2000억원 가까운 추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하반기 투자금액만 상반기(1852억원) 대비 7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KT도 유무선을 망라한 투자 재개에 나서며 4분기에만 1조원에 달하는 추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KT는 3분기까지 투자계획(3조2000억원) 대비 50%를 투자했다. 1, 2분기 합병으로 인해 4000억원에 불과했던 금액을 감안하면 3분기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KT는 연말까지 계획의 90%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세대를 놓고 고민하던 이동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방향도 확정, 조만간 이동통신 투자에도 나설 움직임이다.

 LG텔레콤이 연초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보고한 연간 투자계획은 6000억원 규모. 발주 기준으로 지난 3분기까지 500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도 올해 투자한다. LG텔레콤은 지난달 말부터 전국의 신규 아파트 등 주택단지 건설지역 및 통화량 증가로 추가 기지국이 필요한 지역에 500여개의 신규 기지국 설치에 들어갔다. 순수 네트워크 분야만 3500억원을 발주했다. 연말까지 2세대(2G)에서 4G까지 다양한 기술방식을 탄력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개발한 멀티모드 기지국을 포함, 820개의 기지국 증설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4G 망에서 적용하기 위한 중계기도 설치한다. 이미 2만개 물량의 발주를 완료했다. 내년까지 설치될 전망이다. 에어텍시스템·하이게인텔레콤·피플웍스·삼지전자·지산텔레콤·액티패스 등 LG텔레콤 협력사들은 대규모 발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폐지 등 신규 투자에 악재로 작용할 요소도 일부 있지만, 통신서비스 발전 곡선상 데이터 폭증이 예상되는 2011년 전후에 대비한 투자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좀더 나은 투자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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