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탄생한 인간형 로봇 ‘에버 3’가 백설공주로 변신해 연극무대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오는 13∼14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는 로봇과 인간배우가 함께 등장하는 연극 ‘로봇공주와 일곱난쟁이’가 펼쳐진다. 여기에 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에버3’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된 것.
생기원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 에버는 극 중에서 인간의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는 로봇공주 역할을 맡아 주연급 연기를 펼친다. 로봇 에버는 지난 5월 국립관현악단 국악 공연에도 배우로 출연해 많은 관객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로봇에버는 기동성이 없어 무대 위에서 고정 상태로 연기를 했다. 이번 공연에서 로봇에버는 하체에 전동 바퀴를 달아서 자유로이 움직이도록 개조됐다. 로봇의 몸동작도 한층 부드러워져 실제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데 무리가 없다. 로봇공주의 시종역할을 맡은 ‘세로피’는 걸쭉한 입담과 연기로 극중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낼 예정이다.
공연 줄거리는 동화 백설공주를 바탕으로 영원한 젊음을 꿈꾸는 나쁜 여왕이 만든 로봇공주가 왕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인간성을 배운다는 내용으로 새로이 각색했다. 로봇연극은 지경부의 서비스로봇 시범사업에 따라 로봇기술과 문화예술의 만남이란 콘셉트로 기획됐다. 공연 총감독을 맡은 김동언 경희대 교수는 “로봇은 무대공연의 신뢰성과 흥행성을 확보하는데 효과적 수단이다”면서 “이번 공연은 로봇이 최초로 주인공역을 담당하는 연극사상 가장 특이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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