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상반기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리스트에 단 한 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아픔을 딛고 명예회복에 나선다.
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구축한 300테라플롭스급(1테라플롭스는 초당 약 1조회 연산처리) 슈퍼컴이 오는 16∼17일 발표되는 2009년 하반기 세계 500대 슈퍼컴 리스트(www.top500.org)에서 상위 2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상위권 슈퍼컴 배출=KISTI는 지난해 1차와 올해 2차로 나눠 슈퍼컴 4호기 초병렬컴퓨팅(MPP) 및 대용량컴퓨팅(SMP) 시스템 구축사업을 벌였다.
KISTI는 지난 9월 36테라플롭스급 SMP 시스템 구축을 마친데 이어 최근 324테라플롭스 규모 MPP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300테라플롭스급 MPP 2차 시스템이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2009년 하반기 슈퍼컴 리스트에서 10∼20위 사이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KISTI 관계자는 “내년 초 시스템 본 가동에 앞서 구축 결과를 토대로 평가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했다”며 “무난하게 상위 2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슈퍼컴 명예 회복=우리나라의 국가 슈퍼컴 순위(500위권 보유대수 기준)는 지난 2003년 6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 31위까지 밀려났다.
올해는 상반기 리스트에서 500위권 슈퍼컴을 한 대도 보유하지 못해 아예 집계대상에서 빠졌다.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이 21대를 리스트에 올리고 일본(15대), 인도(6대) 등이 앞서 가는 사이 한국은 뒷걸음질만 친 것이다.
하지만 KISTI 4호기의 슈퍼컴 상위 20위권 진입으로 한국의 슈퍼컴 위상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아시아권에서도 후진국으로 전락했던 우리나라의 슈퍼컴 경쟁력 회복을 대외에 알리는 동시에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특히 KISTI 슈퍼컴은 특정기관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학과 기업이 공동 활용하는 국가 슈퍼컴이기 때문에 국내 산업 및 과학 연구역량 개선효과도 점쳐진다.
◇지속적인 뒷받침 필요=다만 이번 쾌거가 지속적인 슈퍼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KISTI에 이어 내년에는 기상청이 구축중인 슈퍼컴도 리스트에 오르겠지만 이들 외에는 마땅한 대형 슈퍼컴 구축 시도가 없는 상황이다.
인프라뿐 아니라 활용도도 낮다. 해외 선진국이 슈퍼컴을 계산과학뿐 아니라 금융, 유전탐사, 우주과학 등에 고르게 사용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낳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특수 분야에만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 발의된 슈퍼컴 육성법의 조속한 입법화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칫 정치 공방 속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날려버릴 공산이 크다.
채영복 한국계산과학공학회장은 “슈퍼컴을 활용하여 과학기술 및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며 “슈퍼컴 분야는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뒤처지는 만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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