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 내부 회선망을 이용하고 있는 6개 선물·증권사들에 대한 ‘불공정’ 논란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9월초 이들이 선물옵션 거래 체결 속도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며 KRX 시스템에 직접 접속돼 있지 않은 증권사들이 KRX에 강력 항의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지만 지금까지도 제자리 걸음만 거듭하고 있다. <9월 7일자 CIO BIZ+ ‘증권사 코스콤 불공정 불만 폭발’ 참조>
26일 KRX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증권사들은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며 모든 증권사들이 외부망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KRX 내부망을 사용하고 있는 6개사는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기기를 외부로 이전하거나 외부망을 경유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6개사는 KB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부은선물, KB선물로 알려졌다. 각 사별로 KRX 시스템과 내부 회선망을 통해 직접 연결된 시점은 다르지만 최소 10개월, 최대 3년 이상 내부 회선망을 사용해왔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모든 증권사들이 똑같은 출반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어떤 업체는 ‘0’에서 출발하고 어떤 업체는 ‘50’에서 출발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있으니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KRX 시스템에 직접 접속돼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모두 외부망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산업의 발전에 있어 더 후퇴하는 것”이라며 “빠른 주문체결속도를 위해 KRX의 내부 회선망을 다같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의 해결 주체는 KRX다. 하지만 그동안 KRX가 회선경유 방법 등에 대한 규정을 정해놓지 않고 회원사의 자율에 맡겨왔기 때문에 쉽게 해결점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시간을 더 지체할 수도 없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선물옵션 거래에서 속도가 뒤쳐지면서 고객이 이탈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고 실제 관련 부서가 존폐위기에 처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외부망을 거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접속 속도의 차이는 KRX 자체 조사 결과 0.0004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매매의 경우 0.0001초의 속도도 손익을 좌우할 수 있어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KRX는 양쪽의 갈등이 갈수록 거세지자 지난달 30일 해당 6개 선물·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전산시스템 구성에 대한 세부 구성도를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섰다. 조만간 현장 실사까지 진행해 금융위원회와 함께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외부망을 사용하도록 하거나 혹은 건물 내 시스템을 두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더라도 6개사가 쉽게 규정에 복종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투자해서 속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을 부담해서 속도를 낮추는 것에 동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6개사 중 일부 업체는 향후 규정 내용에 따라 소송까지도 준비할 태세로 문제가 장기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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