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비투자에 3년간 `22조` 붓는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 업계가 신규 설비투자에 오는 2012년까지 22조원을 쏟아붓는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예견되는 내년에만 7조원이 투입된다. 경제위기 극복과 수출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반도체 업계가 한 발 더 나아가 대대적 설비투자로 글로벌시장 선도력을 더욱 키운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9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반도체의 날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반도체산업의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가 대대적인 설비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지난 2년가량 역성장을 거듭하는 등 침체에 빠졌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설비투자 의욕에서 나타나듯 이날 기념식에서도 반도체 업계 대표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권오현 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반도체담당 사장)은 “9월 반도체 수출은 최근 3년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수출 1위를 되찾으며 부활했다.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다.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미세화 등 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시스템 반도체도 더욱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기념식에 앞서 협회는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환담회를 갖고 설비 투자 문제와 정부 지원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환담회에는 반도체산업협회장을 맡은 권오현 사장과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 고석태 케이씨텍 사장, 허염 실리콘마이스터 사장 등 반도체업계 CEO 10여명이 참석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축사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많이 수입해 쓰면서 반도체 강국이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는 로드맵 ‘시스템반도체 2010’을 마련해 정책적 지원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80%를 수입하고 있는 반도체장비 분야도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최진석 하이닉스 부사장 등 28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최 부사장은 하이닉스 회생의 주역으로 세계 최저 수준의 제조원가를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김달수 티엘아이 사장과 조중휘 인천대 교수는 각각 석탑산업훈장과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포상자 명단 24면

 국내 최초로 실리콘 게이트를 개발한 이종덕 서울대 교수에게는 특별공로상이, 우수 인재 30명에게는 총 3억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이진호·윤건일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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