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알게 모르게 울분을 품고 있는 때가 많다.
울분은 말 그대로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꾹 참고 있는 분노를 말한다. 밖으로 표출되지 못한 분노는 다양한 형태로 바뀌어 드러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신이 울분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때가 많다. 꼭 자신의 잘못은 아니지만 엄청난 독소를 자신 안에 가지고 살고 있는 셈이다.
울분이 있으면 엉뚱한 상황이나 대상에게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게 되고 울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강박감·공포·게으름·조급함·슬픔·우울 등의 전혀 다른 형태의 정서를 유발할 수 있다.
기운이 꽉 갇힌 폭발 직전의 상태는 마음의 전체적인 흐름을 꽉 붙잡아서 유통하기 힘들게 만든다. 그리고 점차 어찌할 바 모르는 갑갑한 혼돈이 깊은 바닥에서 만들어진다.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무엇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이것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국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진료를 하다 보면 남들이 보기에 그리고 자기 자신도 편안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가랑비에 옷 젖듯 저 깊은 속에 울분이 쌓여 있는 사례를 많이 본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실제로 몸의 병까지 온다. 가볍게는 피로감, 어깨나 목이 아픈 경우부터 심각하게는 정신질환까지 온다.
섭섭함·억울함·불만족·욕심 등에서 울분은 시작된다. 시작은 내 잘못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그 고통은 순전히 나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그 해결 역시 대부분 내가 해내야 한다. 이것이 실은 울분의 본질이자 그 해결의 어려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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