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O를 둡시다] “에너지 안보 구축에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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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그리드는 제4의 산업혁명입니다. 이는 산업구조뿐만 아니라 생활양식까지도 바꿔 놓을 것입니다.”

 국가 녹색성장의 한 축인 스마트그리드를 총괄하는 김재섭 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은 우리나라를 ‘스마트 대한민국’으로 업그레이드할 최고환경경영책임자(CGO)라 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스마트그리드는 단순히 전력망을 지능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료전환, 연관기술 개발 등으로 인해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스마트그리드는 기업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강점을 찾아 미래와 세계시장을 예측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김 단장은 최근 스마트그리드 붐에 대해 스마트그리드가 기업을 살려준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얘기다.

 “스마트그리드는 노다지 산업이 결코 아닙니다. 사업성 있는 모델도 있지만 비용편익에서 수익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관련 제도나 법적 뒷받침, 그리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내 로드맵을 11월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로드맵에는 모든 녹색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제주도 실증단지 추진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담길 예정이다.

 “제주도는 하나의 작은 국가모형이 될 것입니다. 외국 바이어의 방문도 기대됩니다. 사업단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사업단은 로드맵 상시관리 평가체제 구축과 국내 보급·수출·표준화 및 보안·인력양성 등 전반적인 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다. 요즘엔 제주 실증단지 운영계획과 관리문제를 두고 고심 중이다. 제주 실증단지는 2013년 11월까지 완성되지만 실제 운영은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오는 11월 말에 컨소시엄 구성이 끝난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바로 에너지 안보입니다.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도 좋지만 에너지 안보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발전분할에 따른 전력시장 경쟁과 안보, 두 가지 측면을 다 고려해야 합니다. 에너지 안보는 곧 에너지 자원의 확보와 효율적 사용이기도 합니다. 스마트그리드의 목적은 결국 에너지의 효율화, 즉 에너지 안보입니다.”

 ◇인터뷰

 -한국이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가 됐는데 그 의미는.

 ▲우리나라가 모범적으로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활성화해 세계 기술 개발을 이끌어 가자는 것이다. 모형을 개발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가는 데 스마트그리드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스마트그리드 관련 국제 포럼을 주도하고 의장국이나 사무국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스마트그리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는 데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과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사업단은 표준화 및 보안, 홍보 등에 역점을 둬야 한다. 스마트그리드에 기대가 너무 큰 건 경계해야 한다. 기술 개발도 따라줘야 하는데다 산업화와 상용화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가까운 미래에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산업체는 기술 개발에, 정부는 체계적 정책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

 -국내 스마트그리드만의 특징은.

 ▲미국은 노후된 설비 탓에 에너지 효율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은 신재생 에너지 확산을 통해 이를 교류 판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는 여기에 전기자동차·양방향 전력매매·소비자 후생 등을 더한 종합적인 플랫폼이다. 범위가 가장 넓다. 우리가 곧 세계 표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약력

 1958년생.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행정고시 22회. 정보통신부 기획예산담당관·경영기획실장·지식정보센터장. 지식경제부 서울체신청장. 제44회 정보통신의날 홍조근정 훈장.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