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휴대폰 업계, 해외 틈새 공략으로 재기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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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년새 급격한 추락세를 보였던 국내 중소 휴대폰 업계가 새로운 도약의 나래를 펴고 있다.

 한때 7∼8개에 달했던 국내 중소휴대폰 업계는 최근 3∼4개 업체만이 명맥을 유지하며 전세계 틈새시장을 겨냥해 부활을 날개짓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테이션·로즈텔레콤·유비컴 등 중소 휴대폰 업체들은 해외 신규시장 개척, 풀터치폰 등 고기능 제품 개발·공급, 전문인력 확보 등에 고삐를 죄며 그간의 부진을 털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아이스테이션(대표 김태섭)이다. 2005년 한때 연매출 4000억원대에 이르던 텔슨전자가 문을 닫은 뒤 핵심인력들이 설립한 텔슨티엔티를 모체로 한 텔슨이 지난해 PMP 전문업체 디지털큐브와 합병으로 탄생한 이 회사는 지난달 사명변경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이스테이션은 사명 변경 후 GSM WLL폰과 CDMA 450㎒폰으로 러시아·동유럽·중남미·아프리카 등의 시장을 조준하고 나섰다. 이미 올들어 체코 모빌콤과 텔슨 단말 300만달러 어치 공급계약을 진행 중이며, 6월부터 베트남에 630만달러에 달하는 WLL폰을 공급 중이다.

 특히 휴대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아이스테이션이 전격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의 박전만 사장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무선사업부에서 휴대폰 개발과 마케팅을 맡았던 박 사장은 최근 삼성 휴대폰 사업부문 출신 인력을 흡수하는 한편, 연구개발 인력도 늘렸다.

 지난해 매출 감소의 힘겨운 시기를 버텨낸 로즈텔레콤(대표 김무호)도 상반기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인도·가나 등에 집중됐던 공략 방향을 중국으로 확대했다. 이미 지난 4월 중국 스카이워스모바일과 100만대분의 CDMA폰 계약을 체결, 1년간 차이나텔레콤을 통한 공급을 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달초 그동안 공급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20∼30달러 선의 저가폰을 넘어선 고기능 제품 ‘EV-DO rev.A폰’ 개발을 마치고 최근 홍콩에서 열린 차이나소싱페어 등에 선보이며 중국 등 신흥 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김무호 로즈텔레콤 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EVDO 풀터치폰은 로즈가 공급하는 최초의 터치형 멀티미디어 폰으로 중국은 물론이고 1900㎒ 대역이 서비스되는 다른 국가에서도 출시할 수 있다”며 “신흥국가 CDMA 저가형 시장에서 쌓은 인지도와 평가를 바탕으로 멀티미디어폰 시장에서도 가격과 품질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들어 코스닥 관리종목에 편입됐던 유비컴(대표 김은종)도 러시아·베트남 등 주력시장에 이어 루마니아·몽골 등을 겨냥한 단말기 공급계약을 잇따라 따내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지난 6월 몽골 이동통신사업자인 지모바일과 5개 CDMA 모델 1000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유비컴은 최근 듀얼폰(GSM+CDMA) 등 신제품 2개 모델에 대한 700만달러의 추가계약까지 이끌어내 내년 3월까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유비컴은 또 네덜란드 ZAPP사와 루마니아 시장을 겨냥한 CDMA450 단말 공급도 협의 중이다.

 유비컴 측은 최근들어 위축됐던 수요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 들고 있는만큼 곧 흑자전환과 관리종목 탈피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은종 사장은 “이달말까지 51억4000만원(약 10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 이를 뒷받침하고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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