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CD 사업 `수익성` 무게

 삼성전자는 지난주 중국 쑤저우 시와 합작, 7.5세대 LCD 패널 공장 설립을 공식화했다. 중국 투자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향후 LCD 사업 전략이 기존 공세적 투자에서 방어적 투자 개념으로 전환된 것으로 평가돼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광저우에 8세대 라인을 설립키로 한 LG디스플레이와 달리 7세대 규격 라인을 신설, LCD 표준·양산 경쟁 ‘선도자’에서 ‘추종자’ 위치로 변신했다. 투자 확정 시기가 늦은 것은 물론 투자 규모도 2조6000억원 선으로 LG디스플레이(5조원)의 절반 규모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국내 8-2라인 2단계 투자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전략 변화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 설립하는 패널 라인을 7.5세대로 차별성을 부각했지만, 투입되는 기판 크기(1950×2250㎜)는 LG디스플레이의 7세대 라인과 동일하다. 이 기판으로 42인치 LCD 패널을 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대형 LCD 패널 시장을 놓고 삼성은 40·46인치, LG는 42·47인치를 주력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는 점에서 삼성이 LG 표준을 따라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중국에서 만큼은 40인치보다 42인치 제품의 인기가 더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지만, 양산 투자 및 표준 경쟁에서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를 준 셈이다.

 여기에 국내 8세대 라인 증설과 11세대 투자 여부도 취소 또는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장원기 사장은 최근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LCD 시장이 포화기에 진입했으며, 신성장동력이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동안 유지하던 시장 확산전략을 수익성 위주로 전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이미 내부적으로 국내 8-2라인 2단계 신규투자를 취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11세대 라인 투자도 원점서 재검토함으로써 당분간 국내 투자는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중국 시장을 놓고 LG디스플레이와의 경쟁에서 공격보다는 시장 흐름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공장 설립을 위해 이번주 중 지경부에 기술수출 승인 요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신청서를 제출한 LG디스플레이와 동반 심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내달 초 공장 설립 승인 여부가 나올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미 중국 투자와 관련해 상당 기간 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빠르면 이번주 초에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안다”며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열리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가 두 회사의 기술 수출 승인 여부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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