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은 나쁜 회사가 아니라 기술력이 너무 쎈 회사일 뿐입니다. 한국 IT산업과 퀄컴의 R&D역량이 힘을 합쳐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을 한번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차영구 퀄컴코리아 대표는 17일 제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만간 한국내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공정위로부터 사상 최대 과징금인 2600억원을 부과받은 여파 때문에 한국내 기업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적극적 노력으로 해석된다.
차 사장은 “퀄컴의 연간 R&D 투자비가 23억달러로 한국군이 신무기 개발에 투자하는 연구비보다 더 많다”면서 “기업매출의 30%를 담당하는 한국내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연내 확정짓겠다”라고 밝혔다.
퀄컴코리아는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벤처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자규모는 각 회사마다 최소 5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 정도이며 내년도 퀄컴 25주년을 맞아 가급적 연말안에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차 사장은 뜨거운 감자인 한국정부의 과징금 처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7월 퀄컴에 대해 한국시장에 로열티를 부당하게 매긴 혐의로 과징금 2600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그는 사상 최대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죄질이 나쁘다기 보다는 한국과 퀄컴간의 거래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라면서 “회사차원에서 큰 충격이었지만 지난날을 돌이켜보고 한국과 더 가까워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 사장은 한국법원 최종 판결을 100% 따르겠지만 과징금을 다 내겠다는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퀄컴이 한국시장에서 너무 사업에만 매달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와 별도로 항소를 하는 등 법적 과정은 거치겠다는 뜻이다. 차사장은 “34년의 군생활을 통해서 한평생을 한미 동맹을 통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몸바쳐왔다. 이제는 한미간의 경제동맹을 위해 애쓰겠다”고 다짐했다.
차사장은 육사 26기로 국방부에서 용산기지 이전 등 다양한 국방정책을 역임하고 지난 2004년 중장으로 예편했다. 이후 팬택 상임고문을 거쳐 지난 6월 퀄컴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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