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펼쳐진 얼음 평원. 북극곰은 먹이를 찾지 못하고 헤맨다. 고래를 사냥하러 가는 이누이트들은 녹는 얼음 사이로 빠져버리는 썰매개들을 간수하기가 쉽지 않다. 기온 변화로 환경이 변하고 생존도 점점 힘들어진다.
지구 온난화의 장기적인 위험을 암시하는 환경 다큐멘터리가 전 지구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이 참여한 ‘불편한 진실’에서 BBC의 다큐멘터리 ‘지구’까지 ‘더워지고 있다’는 지속적인 경고를 보낸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북극의 눈물’은 한국 사람의 시각으로 본 북극을 전한다. 배우 안성기의 목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풍경은 당연한 이웃의 인지상정으로 다가온다. 처음으로 캐나다 북부에 발을 디딘 MBC 방송국 교양팀은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대신 북극의 사계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장거리 바다 사냥으로 겨울을 나던 이누이트들에게 생존 문제는 곧 현실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쯤 되는 북극곰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여러움을 호소하며 등장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는 TV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준다. TV에선 보이지 않았던 디테일이 묻어난다. 극장 개봉을 작정하고 만든 다큐멘터리에 비해 날카로움과 밀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환경 문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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