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KTF 합병에 이은 LG의 통신계열 3사 합병으로, 통신시장의 서비스 경쟁 패러다임은 유무선 통합서비스 중심으로의 일대전환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 SK 계열의 통신사 합병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보태지면서, 앞으로 3개 통신 그룹 내부 간 복잡한 산술계산이 보태진 결합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기존 통합 서비스까지 묶은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 점화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합 서비스의 본격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서비스 업체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통신사들은 충성도 높은 장기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사들은 결합서비스를 통한 득과 실을 제대로 조율해 수익성을 맞춰야 한다는 숙제도 함께 떠안게 됐다.
통신 통합사의 첫 경쟁모델은 ‘가정용 유무선통합(FMC)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KT가 14일 통신사 처음으로 ‘홈 FMC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스타트를 끊는다. 이 서비스의 첫 모델은 WCDMA와 무선랜(WiFi)를 단일 휴대 단말기에 결합해 가정이나 무선랜 공유기가 설치된 장소에서는 무선랜으로 저렴하게 통화가 가능하며 그 외 지역에서는 WCDMA로 통화가 이뤄지는 형태다.
KT는 차기 단말기에는 와이브로까지 포함한 ‘3W’ 서비스로 나설 방침이다. 유·무선 서비스가 완벽하게 결합한 첫 서비스가 된다.
휴대 단말기 한개로 다양한 통신망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돼 소비자의 서비스 품질이나 요금 측면에서 선택 폭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KT는 가정용 FMC를 쓸 경우 가입자당 매월 5500원의 통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대표 정만원)과 LG텔레콤(대표 정일재)은 가정용 FMC 서비스 출시에 대한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LG도 통신 3사 합병 이후 첫 작품으로, KT에 대항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홈FMC’ 서비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LG 고위관계자는 “홈 FMC 모델은 기존 사업의 매출과 수익을 갉아먹는 ‘카니발리제인션(자기잠식효과)’ 우려가 높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LG데이콤이 인터넷전화 사업으로 쌓아놓은 노하우가 많아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타 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기업간(B2B) FMC’ 서비스 모델을 출시하기 위한 마무리 검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카니발리제이션 문제로 인해 일본을 비롯한 유럽 이통사들이 대부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FMC 사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AT&T가 3G 망을 통한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스카이프’를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사용자에게 허용한 이후 홈 FMC 시장에 대한 선점 효과가 향후 전체 통신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충성도 높은 장기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KT의 노림수도 바로 이 부분일 것이라는게 SKT의 판단이다.
3W 서비스가 가능한 통합 단말기가 출시되지만, 이와은 별도로 기존 단말기와의 결합을 위한 ID 통합서비스도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바로 유럽 일부 통신사들이 시행하는 ‘투심(TwoSIM)’이 그것이다.
개인 고객에게 USIM 카드를 여러개 발급, 다양한 단말기에서 동일한 ID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통합 단말기 보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존 고객들을 계속 묶어두는 효과도 갖게된다.
통합 통신사들이 내놓을 차기 승부수로는 ‘모바일 IPTV’가 꼽힌다. 내년 4월께 LGT와 LG데이콤이 모바일 IPTV 시범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며 KT도 내부적으로 기술 문제는 해결한 상태다. 통방 융합 모델까지 포괄하겠다는 것이다. 끊김없는 방송 송출을 위한 대여폭 확보가 문제로 남지만 와이브로나 롱텀에벌루션(LTE) 등 4G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통합 통신그룹이 장기 포석으로 내놓을 카드는 ‘위치정보서비스(LBS)’가 유력하다. 유·무선, 방송 통합으로 다양하게 펼쳐질 결합 모델에서 가장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기 지속 모델로 현재 포화상태인 음성통신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궁극적인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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