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벤처기업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모노실란을 이용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삼염화실란(TCS)을 사용할 때보다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방식으로 국내 첫 사례다.
태양전지용 웨이퍼 및 장비 전문업체 세미머티리얼즈(대표 박건)는 최근 자체 개발한 모노실란용 ‘CVD 리액터’를 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초 CVD 리액터 개발 후 시험 가동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이다. CVD 리액터는 내부에 얇은 폴리실리콘 막대(슬림로드)를 넣어주면 주변에 폴리실리콘을 증착시켜 대형화시켜주는 장비다. 기존 TCS 방식이 1000℃까지 반응 온도를 높여야 폴리실리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반면, 모노실란을 이용하면 600∼900℃ 안팎의 낮은 온도에서도 가능하다. 제조 공정에 따른 전력 소모량이 크게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실제 TCS용 CVD리액터는 폴리실리콘 1㎏ 생산에 60∼150㎾h 정도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모노실란용 CVD 리액터를 사용하면 절반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발전 생산원가의 21%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다만 모노실란은 폭발성이 강해 다루기가 어렵고 제조 과정에서 실리콘 분말이 부산물로 다량 발생하는 탓에 실제 양산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회사는 지난 1년간 시험 가동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지금까지 모노실란을 이용해 폴리실리콘을 생산한 업체는 노르웨이 REC가 유일했다는 점에서 국내 태양광 업계의 기술적 개가로 평가된다.
세미머티리얼즈는 향후 국내외 폴리실리콘 제조 업체들을 대상으로 CVD 리액터 판매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미 중국내 모 폴리실리콘 업체에 CVD 리액터를 양산 공급한 바 있다. 박건 사장은 “노르웨이 REC의 경우 모노실란용 CVD 리액터를 자가 생산라인에만 사용하면서 기술 장벽이 높았던 시장”이라며 “향후 국내외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업체들로부터 적지 않은 수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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