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11)시선을 끄는 누드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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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연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설립한 애플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극복하고, 픽사 애니메이션으로 재기에 성공했으며, 애플의 CEO로 복귀해 추락하는 회사를 전 세계 기업의 부러움의 대상으로 변화시켰다.

 그가 복귀한 후,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이 올인원 컴퓨터 ‘아이맥’인데, 그는 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누드 PC를 기획한 것일까.

 그의 진짜 목표인 아이팟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OS, 그래픽처리 같은 기술을 확보할 시간을 벌기 위한 깜짝쇼 전략이라는 분석에 감탄한 적이 있는데, 역발상 측면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누드 역발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오늘의 주제는 누드 역발상으로, 가려져 있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

 먼저, 주변을 둘러보고 시야에 들어오는 사물들을 누드로 만들어보라. 어떤 모습이 보이는가. 거기에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감각적인 디자인을 접목해 보라.

 재미있는 상상을 했다면 주변 사람들과 즐거운 교감의 시간을 가져보자. 나와의 아이디어 교류도 가능하다.

 그럼, 두 가지 사례를 보며 누드 역발상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자.

 최근 모 가전업체가 속이 보이는 김치냉장고를 출시했는데, 투명 크리스털 용기를 채택해 뚜껑을 열지 않고도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제품에는 또 하나의 역발상이 숨어 있는데, 뚜껑식이 아닌 스탠드형이라는 것이다. 김치냉장고는 숨쉬는 항아리에서 착안한 제품이라 모든 가전업체들이 뚜껑식 제품을 설계했지만, 누군가는 그러한 통념을 깨고 스탠드형을 생각해냈다. 알고 보면 간단하지만, 의외로 잘 떠오르지 않는 것, 그것이 역발상의 묘미가 아닐까.

 토스터에서도 누드 역발상이 가능하다.

 토스터를 사용할 때, 빵이 새까맣게 타지는 않았나, 덜 구워지지 않았나 걱정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머, 온도 센서가 부착돼 있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못된다.

 인벤터블스 컨셉트 스튜디오에서 기획한 토스터 컨셉트는 투명한 가열 유리 기술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아직 빵을 구울 만큼 가열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R&D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누드 역발상을 몸에 익히면, 주변 사물을 꿰뚫어보는 초능력을 지니게 된다. 그러한 경지에 이르더라도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은 금해주길 당부한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부장,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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