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삼성전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확고한 위상을 굳혔다.

6일 내놓은 3분기 실적 전망을 보면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TV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예상할 수 있다.

전체로는 2004년 1분기 기록한 4조 90억 원의 영업이익(본사기준)과 비슷한 이익 규모지만, 부문별로 뜯어보면 질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확연하다.

2004년 1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 7천820억 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44.4%를 차지했고, 휴대전화를 비롯한 통신 부문이 1조 2천570억 원으로 31.6%를 차지했다.

LCD는 8천350억원으로 괜찮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디지털·생활가전은 1천990억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반도체와 휴대전화로 벌어들인 돈을 TV와 생활가전 부문에서 까먹는 구조가 이후 몇년간 계속됐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분은 정리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로 삼성전자는 특정 부문의 강자였을지는 몰라도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러나 2006년 절대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았던 소니를 TV 부문에서 제치고 1위에 올라서면서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 올 2분기에는 드디어 TV와 휴대전화 부문에서 함께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기에 이르렀다.

반도체 부문은 2년여에 걸친 출혈 경쟁으로 올 1분기에는 6천400억원 적자를 냈지만 2분기에 2천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절대강자’임을 입증했다.

2분기 반도체 부분은 전세계 D램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부문별 시장 지배력은 더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시장 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천89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3%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처음으로 분기 점유율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부문도 D램 점유율이 4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TV 부문은 올 3월 선보인 LED TV가 미국,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13분기 연속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10인치 이상 대형 LCD는 올 8월 기준으로 208만㎡, 1천230만대로 27.2%의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지켰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이윤우 DS(부품) 부문 총괄 부회장과 최지성 DMC(제품) 부문 총괄 사장이 강조해왔던 목표다.

이 부회장은 올 7월 월례사에서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경쟁사들보다 1세대 이상 앞서 제공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사장도 “하반기에도 사업별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여 절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현재 1위인 제품은 2위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확대하고, 2위인 제품은 1위와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데 주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두 CEO의 주문은 3분기 실적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원화 강세는 4분기 실적과 관련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신영증권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일정했을 때 삼성전자는 환율이 100원 내리면 매출은 8조9천525억원, 영업이익은 3조2천358억원 내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 8월 1천250원대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천170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