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업체 분기 매출 `1조5000억원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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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된 34개 주요 휴대폰 부품업체의 분기 매출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전인 지난해 2분기는 물론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7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5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5일 FN가이드에 따르면 휴대폰 부품업체 34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7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나 증가했다. 2분기 매출액은 1조503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6∼7%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표참조>

국내 휴대폰 세트업계의 가파른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세와 함께 당분간 휴대폰 부품업체의 실적 호조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휴대폰 부품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경기회복에 따른 휴대폰 세트업체들의 생산량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북미 시장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외로 빨라지면서, 3분기 이후에도 휴대폰 부품에 대한 수요가 좀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부품 기업들의 공격적인 기술개발 투자와 안전성 향상이 중국, 대만과의 격차를 늘리고 있고, 계속되는 엔고로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악화되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선두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출 비중을 모듈·조립 부문에서 장치·소자 부문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일본업체들의 전유물이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LG이노텍은 빌드업 PCB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장치·소자 부품은 모듈·조립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일정 수준의 시장 가격을 보장 받을 수 있고, 단가 인하 압박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 장치·소자 부품은 휴대폰 외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돼 휴대폰 산업의 업황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대표 부품 업체인 무라타, 쿄세라 등은 휴대폰용 모듈·조립 부품의 비중을 줄이고 MLCC 등 장치·소자 부품의 비중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휴대폰 기판을 주력 생산하는 한 업체 사장은 “최근 대형 휴대폰 부품 업체들의 실적개선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부품 단가 압박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지금의 환경이 언제까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기술장벽 강화 등 생존전략을 꾸준히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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