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업자들이 ‘유령콜’ 재발 방지를 위해 부가서비스인 착신전환서비스 약관 손질에 뒤늦게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은 접속료 지불로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고 소비자들도 통화량 과부하를 유발하거나 스팸·보이스 피싱 등에 이용되는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서 업계와 관련 기관이 지금까지의 대비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텔레콤은 기존에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착신전환 서비스에 시간이나 횟수를 제한한다.
KT는 지난 1일 착신전환의 횟수를 하루 20회로 제한하는 약관 고시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LG텔레콤도 착신전환 횟수를 제한하는 약관 변경을 검토 중이다. 이 부가서비스는 월 700원에 일반전화나 타 휴대폰으로 통화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휴대폰 분실이나 고장 등일 때 유용하다.
하지만 착신전환 서비스가 유령콜 사기 수법에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씨등은 지난 200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90일 간 제공한 SK텔레콤의 커플 무료통화 서비스에 가입한 후 ARS 유료통화로 착신전환해 접속료를 받았다. SK텔레콤은 이로 인해 약 26억원의 금전적 손실과 통화량 폭주로 인한 통신장애 등의 피해를 입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부터 착신전환 서비스를 음성통화 월 270분으로 제한했고 문자메시지 전환 서비스도 월 1000개로 상한선을 뒀다.
방통위는 그동안 유령콜 등을 활용한 별정통신사업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이통사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약관 변경 등을 강제화하지는 않았다. 착신전환서비스가 부가서비스로 사전규제의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서비스가 이미 범죄에 악용되고 수법이 널리 알려진 만큼 규제의 방통위가 적극적인 규제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철환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상임이사는 “사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할 때 이를 이용한 스팸이나 보이스 피싱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만큼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방통위나 별정통신 사업자들의 입장과 규제의 원칙만 고려하다 보니 그 처방이 한 템포 늦다”라고 지적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용어설명
유령콜=이동통신사가 내놓은 착신전환 서비스, 커플간 무료통화 요금제 등을 악용한 사기 수법이다. 별정통신사업자가 2개의 휴대폰을 커플요금제 번호로 등록한 뒤 통화료가무료인 A전화에서 B전화로 전화를 걸도록 한뒤 B전화를 16XX-XXXX 서비스로 착신전환 서비스를 신청한다. 이렇게 하면 A와 B전화는 무료통화를 하기 때문에 이통사는 소비자로부터 전화요금을 받을 수 없지만 16XX-XXXX로 연결되는 비용은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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