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2.0 TV빅뱅, 거실이 진화한다] (5부-2) 판도 바꾼 `국산 브랜드의 힘`

 ‘삼성과 LG, LG와 삼성.’ 지난 30년간 소니·산요·파나소닉 등 일본 브랜드가 장악해왔던 TV 시장 판도를 바꾼 우리 브랜드다. 브라운관·PDP에서 LCD·LED로 TV 패러다임이 변화하며 동남아 소비자들 마음 속에 새롭게 각인된 이름이기도 하다.

 동남아시아 TV 시장에서는 이제 소니·파나소닉·샤프 등은 지나간 옛이름이 됐다. 말레이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일본 브랜드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LCD와 LED 등 디지털 TV에서는 국산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 동남아 전체 지역뿐 아니라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세부 지역별로 따져도 삼성·LG 두 한국 브랜드가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달한다. 가히 광풍에 가깝다. LCD와 LED TV로 TV 수요 패러다임이 완벽히 넘어온 덕분이다. 아직 PDP가 강세이면서 파나소닉·샤프 등 타지역에서 물갈이된 일본 브랜드들이 여전히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지역에서도 국내 TV 브랜드 점유율이 30% 가까이 된다. 최근 디지털 TV가 점차 확산하면서 일본 브랜드와의 점유율 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역 방송사와 연계해 디지털 TV를 출시하며 시장 패러다임을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보다 국내 기업끼리 경쟁이 더 치열하다.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지역 내 유력 방송사와 손잡고 디지털 TV 튜너를 넣은 제품을 내놓거나 방송 연구모임 등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는 등 적극적이다.

 마케팅도 활발하다. 도로에 있는 대형 광고판부터 지역 내 작은 전자제품 판매점까지 지난 30년간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삼성과 LG가 채우고 있다. 삼성은 동남아 각국에 얇은 LED TV의 특성을 알리는 대형 스탠드 광고판을 도로 구획 구간에 수십m 이상 세우는가 하면, LG는 10평이 채 안 되는 마을 내 전자제품 판매점부터 백화점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며 소비자 눈을 사로잡고 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