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진그룹은 ‘사랑은 뜨겁게, 지구는 차갑게’라는 슬로건으로 2006년 환경경영을 선포했다. 이미 3년 전부터 경영에 환경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환경경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환경을 지키면서 그 자체를 사업으로 실행하는 경우다. 또 하나는 전 인류적 관점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마인드를 바꾸고 시스템 개선 활동을 하는 경우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도 ‘지구 환경을 지키겠다’는 절대 가치는 변함이 없다.
태양광, 풍력발전 등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창출하거나 해수를 담수화해 안전하게 먹을 물을 확보하기 위한 것은 전자인 사업을 통해 환경을 지키는 노력이 된다.
그렇다면 후자에 해당되는 노력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국제적인 환경 규제를 준수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지구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준비는 결국 환경 시스템 구축으로 가능하다. 이는 최고정보책임자(CIO)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여 준다.
환경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관리, 탄소 라벨링, 물질 관리, 폐기물 관리, 사업장 안전 관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으로도 선진국들의 환경 규제는 강화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준비는 필수적이다. 그동안은 이에 대한 준비가 공공기관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졌을 뿐 일반 기업에는 먼 미래의 구호 정도로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일반 기업들도 보다 절실한 준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관리 시스템은 사업장 단위별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어느 특정 목표 수준까지 탄소배출을 감지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갖추게 된다. 이처럼 탄소배출 저감을 가시화하고 강제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완제품을 만드는 사업장에서만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준비가 이뤄진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원재료를 가공하는 협력업체들까지도 모두 탄소배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관리를 위한 공급망관리(SCM)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현재는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CIO 직책이 존재하는 규모의 모든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탄소 SCM 체계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규제보다도 강력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실천 방안이 될 수 있다.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등 전 세계적으로, 때로는 지역별로 각종 물질에 대한 복잡한 규제가 늘어가고 있다. 수출 기업에서는 이의 대응이 필수적이 되고 있다.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이 유럽에서 물질 규제 문제로 반품된 사례는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이처럼 환경 규제로 인한 피해는 금액적 피해뿐 아니라 어렵게 쌓은 브랜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처럼 환경규제와 관련된 리스크는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물질 관리 시스템은 대부분 기업이 관리하고 있는 자재명세서(BOM:Bill of Material)와 마찬가지로 어떤 제품을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기준정보(Bill of Substance) 관리를 거침으로써 제품이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는지 관리해 각종 검사에 대한 기록 관리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다. 수출 위주의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관리 체계를 이처럼 시스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그 밖에 제품별로 탄소를 계산해 이를 각각의 제품에 표시하는 탄소표지, 사업장의 안전 관리, 폐기물 관리 등도 기업이 반드시 자동화 체계를 갖춰야 할 부분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이의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분야에서도 CIO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많지만 그린 IDC 센터 선정, 에너지 절약 장비 구매, 그리고 보안체계까지 환경을 염두에 두고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발표를 보면 컴퓨터 바이러스 때문에 전력 소비량이 25% 정도 늘어나고 따라서 탄소배출량도 늘어나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잘하는 것도 환경에 기여하는 일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그린IT가 적용되어야 할 분야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실천되어야 할 분야도 매우 세세한 것들까지 있다.
‘그린IT’라는 용어를 많이 듣게 되는 2009년이었다. 프로세스를 관장하는 CIO가 보다 앞서서 우리 회사의 탄소 관리 체계, 물질 관리 체계가 어떤지 생각해본다면 환경뿐 아니라 기업에도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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