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연구소에 시험장비 구축
스웨덴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이 KT를 통해 사실상 한국 4세대(G) 이동통신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4G 시장 선점을 향한 장비업체 간 경쟁은 물론이고 사업자들의 4G 도입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KT는 일부 지역의 노후 WCDMA 장비를 4G에 맞춰 교체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일산연구소에 친환경기지국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의 트라이얼 시스템을 에릭슨 장비로 구축, 내년 1월까지 운영·검증하기로 했다.
에릭슨이 국내에 이동통신 시스템을 공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공급은 특히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이 스웨덴을 방문했을 당시 KT와 에릭슨이 교환했던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이다.
에릭슨은 이 대통령이 스웨덴 방문 시 한국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국내 통신장비업체인 LG-노텔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는 등 한국 4G 시장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KT는 에릭슨과 그린모바일테크놀로지 검증, CCC 기술 타당성 검증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새 시스템은 기존 WCDMA 시스템에서 용량과 성능 등을 개선한 고속패킷접속(HSPA) 플러스(+) 기술 방식을 따른다고 덧붙였다.
HSPA+는 4G로 넘어가는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각종 서비스 및 장비검증 작업과 함께 4G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구실을 한다.
KT는 향후 사업규모나 기술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협의를 진행 중인 단계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KT는 이미 투자비용과 장비성능을 감안할 때 기존에 투자한 시스템보다 6배 이상 효율이 좋다는 분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일산 트라이얼 시스템이 잘 운용되면 향후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경기 등에 구축한 기존 WCDMA 장비의 전면 교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기존 WCDMA 장비를 교체한다는 것은 해당 업체에 4G 장비 공급건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릭슨의 한국 내 4G 시장 진출은 물론이고 한국 내 위상 변화를 뜻한다.
CCC는 하나의 기지국에서 CDMA·GSM을 비롯한 모든 통신표준 서비스를 소화하는 멀티 기지국 개념이다. 클라우드컴퓨팅과 마찬가지로 기지국 내의 모든 장비를 네트워크로 대체해 4G시대의 기지국 시스템을 단순화·최소화할 수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