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외환위기 이후 올 3월 최고 157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이 내리막세를 타더니 23일 1200원 선이 무너졌다. 결국 우려했던 1100원대에 들어선 것이다. 당국은 환율 1100원대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유는 최근 들어 우리 경제가 1100원대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후 4개월가량 1100원대에 머물렀다. 여기에 최근 들어 환율 하락속도가 가파른 점도 우려스럽다. 이런 추세라면 1100원 선 붕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율 하락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수출기업에는 채산성 악화로, 반면에 수입업체에는 원가부담 완화라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구조가 수출 의존형이라는 점이다. 다행히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은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이미 연초부터 환율이 1100∼12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대비해 왔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환율 효과를 누려온 반도체·부품 업계는 수익성 악화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원가경쟁력 확보밖에는 없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에 취약한 중소 부품업계다. 이미 많은 중소기업이 환율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가입했던 키코 사태로 홍역을 겪었기 때문이다.
최근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정부는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시장의 쏠림으로 환율이 급변동하게 되는 때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경제에서 급격한 환율 변동에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는 시장 개입 등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에 주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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