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세상을 바꾸는 힘, 뉴IT-명품 만드는 전자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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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IT부품들이 세계의 명차를 움직이고 있다. 올들어 우리나라 업체들이 IT업체들이 글로벌 명품 자동차 업체에 잇따라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IT기술로 무장한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올해 급감될 것으로 예상되며 2011년이 지나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에너지와 환경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친환경 차량을 중심으로 자동차 트렌드가 재편되고 있다. 정체 상태에 접어든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그린 IT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린 자동차의 심장이 될 2차전지 분야와 운전자의 정확한 의도를 차량에 전달하는 초정밀 차량전장부품 분야 등에 다양한 국산 IT 부품 채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명차 국내 2차전지 업체에 러브콜= 국내 자동차용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해외 업체들과 합작법인설립·독점공급 등의 개가를 올리고 있다.

 삼성SDI(대표 김순택)와 세계 1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합작사인 SB리모티브는 BMW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앞서 올 초 LG화학이 미국 GM에 2차전지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고의 일본 업체를 제치고 2차전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들 업체들의 쾌거는 곧바로 대규모 공장 건설로 이어지면서 곧 국내 산업을 살 찌울 것이다.

 LG화학(대표 김반석)은 올 초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2015년까지 300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과 4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된다.

 SB리모티브(대표 박영우)도 2차전지 공장을 2012년까지 700명의 신규 고용 효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 중견 배터리 제조 업체도 세계 자동차 유수의 자동차에 채용되고 있다.

 코캄(대표 홍지준)은 미국 포드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한다. 지난 연말 캐나다의 거대 자동차 부품업체 매그나와 배터리 기술 이전계약을 맺었다. 이 캐나다 업체가 포드의 그린카 사업을 책임질 2차전지 업체로 선정돼 코캄의 배터리가 포드를 움직이게 됐다. 코캄은 로열티 수익과 지분매각을 통해서 충분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함에 따라 충남 논산의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60MW급에서 내년까지 160MW급으로 두 배 이상 늘리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증설될 배터리 생산라인을 풀가동할 경우 연간 약 1만대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2차전지 이외에도 국내 업체들의 IT 제품들이 세계 명차에 채용되고 있다. 세계 명차들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부품들만을 선별해 쓰는 만큼 국내 IT 제품의 경쟁력을 확인 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벤츠에 내비게이션용 LCD 패널을 공급하기로 했다. LGD가 공급하는 패널은 독일 벤츠의 최근 고급 사양 차량인 ‘E클래스’ 시리즈의 내부 장착 내비게이션용이다. 이 패널은 세계 4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털 AG’를 통해 하반기 월 8만장가량 납품될 예정이다.

 이밖에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 1위 업체 현대 모비스는 독일 다임러에 오디오 3500만달러, 지능형 배터리센서 9500만달러, 폭스바겐에 램프 2000만달러를 수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초정밀 차량전장부품도 국내 업체들 선전= 국내 2위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대표 변정수)는 최근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PSA)과 1억달러 규모의 브레이크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만도는 그동안 GM·포드 등 미국 자동차 회사에 브레이크·조향장치를 납품했지만 유럽 자동차 업체 납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도 초정밀 고신뢰성 차량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기존의 모터 사업외에 운전자의 핸들에 가하는 힘과 회전 방향 및 각도를 감지해 필요한 보조 동력의 크기 및 방향을 판단하는 전동식 조향장치의 핵심부품인 토크앵글센서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주행시 전조등 상태를 도로 및 기후 조건 등에 최적화하는 첨단 부품인 적응형라이팅시스템(ASF)을 지난 8월부터 본격 양산하고 있다. 주행환경에 따라 자동차 전조등의 상하 좌우 회전 각도 및 기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빛의 형태도 도로 조건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다.

 LG하우시스(대표 한명호)는 엔진의 중량을 줄이고 진동 성능을 개선하는 엔진 공기 유입 부품과 엔진 실린더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신규소재인 장섬유강화 플라스틱(LFT-D)을 개발 자동차의 중량 감소와 성능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국내 업체들 간의 제휴도 활발하다. 그 중심에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삼성전자·LG화학·KT 등 국내 전자·화학 국내외 1위 업체들과의 전략적 협력에 관계를 구축했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LG화학은 이미 아반떼와 소나타 등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분야에 협력하고 있지만 이번 합작법인으로 더욱 견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지난 7월 ‘자동차·반도체 상생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 신성장 스마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동 개발한 지능형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2012년부터 현대자동차의 전 차종에 장착키로 했다. 또 현대모비스는 삼성LED와 자동차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LED 헤드램프는 독일 오스람 등의 일부 업체만 기술력을 갖춰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는 분야로 이 시장을 진출할 경우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이다. KT와 현대기아차는 지난 8일 ‘와이브로 기반의 차량용 서비스 제휴 협정 조인식’을 가졌다. 이번 협정을 통해 양사는 이르면 2012년부터 출시되는 최고급 차량에 고속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즉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 외에도 차량 내 무선인터넷 제공, 내비게이션 지도 무선 업데이트, 고품질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등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대용량 서비스가 가능해 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가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기술 개발도 그 속도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며 “이미 세계에서 인정 받고 있는 IT 업체들과 기술 제휴를 통해 경쟁사와의 비교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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