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과학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학중점학교를 지정, 운영한다.
과학중점학교는 지난 1980년대 고교의 이과처럼 과학수업 비중이 크게 높아져 교육계의 오랜 논란거리인 ‘과학 교육 충실화’와 ‘융합 인재 육성’ 중에 무엇을 우선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과목별 중점학교의 일환으로 일반계 고등학교의 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과학중점학교’를 올해 하반기부터 지정·운영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과학중점학교는 1학년 모든 학생에게 공통 교육과정을 운영하되 2·3학년에서 학생 선택에 따라 과학 중점과정과 일반과정을 분리하여 운영된다. 예전의 이과·문과 선택과 흡사하다. 일반과정은 현행 일반계 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동일하다. 과학중점과정을 선택한 학생은 기존 선택교육과정의 과학 8과목 (물리Ⅰ·Ⅱ, 화학Ⅰ·Ⅱ, 생명Ⅰ·Ⅱ, 지학Ⅰ·Ⅱ)과 과학사 등과 같은 과학 전문·융합 과목 3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수학과목은 ‘+1 수준별 수업’이 진행된다. 지난 2007년 시행된 7차 교과과정은 문·이과 구분을 폐지하고 이공계 대학을 진학하려는 학생의 경우 대학 입학요령에 맞춰 과학탐구와 수학탐구를 선택하도록 돼 있다. 교과부는 과학·수학 교과 교실제 선정학교 또는 최소 4개 이상의 과학교실과 2개 이상의 수학교실을 구비했거나 구비할 예정인 일반계 고등학교 대상으로 모집한다. 연내 30∼40개교가 선정되며 2012년까지는 총 100개 고교로 확대된다.
과학중점학교에는 학급당 2000만원이 지원된다. 또 과학고 근무경력이 있는 정규 교원이 우선 배치되며 이공계 박사 등 과학기술전문가, 기간제 교원, 강사 등도 함께 활용할 예정이다. 학생선발은 선지원 후추첨 등 후기 일반계고의 모집방식과 같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12년부터는 과학고등학교(1500명), 과학영재학교(500명), 과학중점학교(8000명) 등 1만여명의 과학소양을 갖춘 인력들이 배출될 전망이다.
교과부 최정례 교육연구사는 “조사결과 이공계 진학생 가운데 과학과목 이수 수가 총 8과목 가운데 평균 6과목에 그쳐 기초학력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며 “과학중점학교 지정이 연구원, 엔지니어 등 전문 과학기술인력은 물론 과학 소양이 필요한 의약계열, 변리사 등 법학계열, 과학전문기자 등의 융합 인력도 육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공계 대학이 기초과학교육에 충실한 과학중점학교 출신에 대한 우대를 할 가능성도 높아 대학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융합 인재 육성을 위해 암묵적으로 구분돼온 문과·이과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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