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유출 사건의 피해액이 자의적 기준에 따라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국대에서 21일 보안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는 양형욱(38.파이낸셜뉴스 산업부 기자)씨는 학위논문 ‘산업기술유출 피해금액 산정에 관한 연구’에서 “국내 기업이 자체 산정으로 지나치게 높은 피해액을 제시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예컨대 국내 한 조선업체는 2007년 설계 도면이 외국으로 유출되자 조선업계 총매출액의 2.5배인 78조원을 피해액으로 계산했고, 모 전자업체는 2001년 2천300여억원의 가치를 지닌 음성 관련 기술을 도둑맞을 뻔하자 5년치 제품 매출을 내부추정해 총 4조원의 예상 손실을 주장했다는 것.
그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국내 피해 기업들이 기술 가치를 평가할 때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다분한 산정법에 많이 의존하는 점을 꼽았다.
피해 업체들은 유출 기술이 벌어 줄 미래 수익을 추정하는 ‘수익접근법’ 방식의 피해액 산정을 선호하지만, 업체 측의 주관적 견해가 부각돼 객관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 양씨의 설명이다.
그는 가해자가 훔친 기술로 얻을 이익을 추정한 뒤 피해자가 주장하는 피해금액과 비교해 신빙성을 점검하는 ‘상호접근법’ 채택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양씨는 20일 “피해액 추산 업무를 대행하는 기술평가 기관들은 많지만 전문성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산업기술유출 금액산정기구(가칭)’를 구성해 객관적인 산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출 피해액이 평가 주체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사건을 맡은 법원이 기업이 제시한 금액을 아예 수용하지 않거나 대거 줄이는 사례도 나온다”며 “상용 기술에 써야 할 수익접근법을 개발 단계의 기술에 무리하게 적용하는 예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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